4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선언
“사회적합의 따른 요금인상, 대부분 택배사 이익”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인천지역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 방지를 위해 스스로 오전 9시에 출근해 11시에 배송하는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인부천지부는 4일 오전 인천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류 작업은 택배노동자의 업무가 아니다, 분류작업 중단으로 과로사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내 곳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4일 오전 인천시청 앞에서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 방지를 위해 9시 출근과 11시 배송출발을 선언하고 있다.(사진제공 전국택배노조)
4일 오전 인천시청 앞에서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 방지를 위해 9시 출근과 11시 배송출발을 선언하고 있다.(사진제공 전국택배노조)

노조는 “정부와 택배사, 노동자 등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과로사 방지 조치를 완비해 즉시 시행하는 것이 맞지만, 최종 합의를 앞둔 지금의 현실은 택배사의 몽니로 합의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사회적 합의로 CJ대한통운이 4월 1일부터 요금을 건당 250원 인상했으나 택배노동자 수수료는 건당 8원 만 증가하는 등 인상을 통한 이득 대부분은 택배사 몫으로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J대한통운 요금 인상으로 물량이 감소하며 대부분 한진과 롯데로 이동했는데, 두 회사는 물류센터 완공을 앞두고 물량확보에 혈안이 돼 과로사 방지 조치 이행을 위한 택배 요금 인상은 반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택배사들은 과로사 대책 시행에 있어 유예기간을 1년 두자거나 요금인상을 고시해달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사회적 합의를 둘러싸고 택배사들이 보이는 태도는 사람의 안전과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파렴치한 태도”라며 “장시간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 업무에서 제외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과로사 방지 대책의 핵심이지만, 여전히 대사수 택배노동자들은 직접 분류작업을 수행하며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우체국 택배의 경우 국내 72곳에서 택배노동자가 여전히 분류작업을 하고 있고 이중 62곳에선 분류 인력이 전혀 투입되지 않거나 분류 수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8일 열리는 사회적합의 최종 회의에서 과로사를 방지할 제대로된 합의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원한다”며 “7일부터 출근 시간을 두시간 가량 늦추는 오전 9시 출근과 11시 배송 출발을 지키는 집단행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진행한 ‘택비 종사자 근로환경 개선 국민의견 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참여자 1628명 중 1203명(73.89%)이 ‘택비기사 처우 개선에 쓰인다면 택배비 인상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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