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이 그동안 해외에 위탁하던 엔진을 국내에서 정비한다. 엔진은 보잉사 광동체기 B-777에 장착하는 프랫앤휘트니(PW)의 PW4090 엔진이다.

두 항공사의 엔진 정비와 기술제휴 협력은 국내 항공정비(MRO) 산업화의 초석이다. 두 항공사의 비행기만 약 320대에 달하고, 제주항공 등까지 포함하면 400여대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이미 타사 엔진 190여대를 정비하는 실력과 실적을 갖추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이스라엘 IAI(Israel Aerospace Industries), 국내 샤프테크닉스케이가 B777-3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생산기지를 2024년까지 인천공항 배후에 신설하는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2040년 수출목표는 1조 원이다.

대한항공은 부천 엔진정비공장과 더불어 영종도에 세계 3대 엔진제조회사 프랫앤휘트니와 합작해 엔진정비테스트셀을 운영하고 있다. 테스트셀은 엔진을 완전 분해해 정비해 조립한 뒤 검증까지 하는 시설이다.

인천국제공항 배후에 MRO를 산업화 할 수 있는 여건이 하나둘씩 조성되는 만큼, 국토부는 국내 MRO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천공항 배후에 민항기 항공정비단지 조성을 서둘러야한다.

현재 대한항공 외 국내 모든 항공사는 엔진 정비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MRO 시장의 해외 의존도는 약 54%에 달한다. 2018년 기준 국내 MRO 시장 규모는 연간 2조6000억 원 규모다.

대한항공이 정비할 아시아나항공 엔진 22대 물량만 약 2900억 원 규모이고, 향후 다양한 기종 엔진을 추가 확대키로 했다. 국내 MRO 산업화가 예상된다. 남은 과제는 이를 뒷받침할 인천공항 항공정비단지 조성이다.

국제 정비 기술 인증과 인력 양성을 위한 여건도 하나둘 인천에 마련되고 있다. 인천산학융합원이 운영 중인 항공산업교육훈련센터는 지난 14일 국토교통부 항공훈련기관(ATO, Aviation Training Organization) 인가를 받았다.

항공훈련기관은 국토부가 인증하는 항공산업 분야 전문훈련기관이다. 인천산학융합원 항공산업교육훈련센터는 마이스터‧특성화 고등학교 학생, 대학생, 미취업자, 재직자를 대상으로 항공정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국토부 인가를 획득했다.

인천산학융합원은 또 MRO 정비기술 국제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항공기 등록국가 별 정비조직인증과 감독에 대한 중복규제 개선을 목적으로 정비조직인증 국제인정(AMO Global Recognition) 체계를 2024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아이카오(ICAO) 국제인정은 항공정비기술에 대한 국제표준이다. 한국 국토부가 승인한 정비조직인증이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게 국제기준을 토대로 국제인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아이카오의 국제인증 도입에 대비해 인천산학융합원에 국내 항공정비조직인증(AMO)을 위한 법률체계와 감독체계를 구축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국책사업을 의뢰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산학융합원은 2024년 국내 항공정비기술이 미국연방항공청(FAA)과 유럽항공청(EASA)의 인증을 받을 수 있게 인증제도, 인증평가 방법, 관련 종사자 교육방안 등을 준비 중이다.

인천공항 MRO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항공안전과 직결된 사업이다.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정비 미흡으로 발생한 지연과 결항은 2001년 개항 후 2019년까지 1만1324건이 발생하는 등 지속해 증가했다. 국제여객 세계 10위권 글로벌 공항 가운데 항공정비단지가 없는 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이 유일하다. 남은 과제는 정부와 인천시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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