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인천투데이ㅣ설 연휴가 지나자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확진자가 다시 500~600명대로 크게 증가한 것은 설 연휴 만남과 사업장·병원 등에서의 집단감염 발생이 주된 원인이다. 집단감염이 병원·교회·사우나 외에 공장이나 직장·학원·어린이집·체육시설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전염력이 더 강한 변이바이러스가 영국·남아프리아공화국·브라질에 이어 핀란드에서도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의 토착화를 우려한다. 흑사병·천연두·스페인독감 등 인류는 치명적인 감염병들과 함께 살았다.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코로나의 장기화와 토착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 등 감염병 발생 주기가 7년에서 6년, 그리고 코로나는 4년으로 더 단축됐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국가 간 이동의 확대로 감염병의 확산이 더 짧은 주기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코로나 이후 다음번 감염병이 2~3년 안에 창궐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외에는 달리 없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월 12일에 ‘2021년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1개소 추가 구축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3월에 권역선정위원회에서 대상 권역 선정 후 5월에 의료기관 공모를 진행하고 6월에 최종 선정 예정이라고 한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는 2016년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인천은 중앙·중부·영남·호남·제주 등과 함께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한 권역으로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2017년에 호남권역에는 조선대학교병원이 선정됐고, 2020년 7월에 중부권역에 순천향대부속천안병원, 영남권역에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이 지정됐다.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은 권역 내 대규모 신종감염병 환자 발생 시 신속한 환자 집중 격리와 치료를 통해 감염 확산을 조기차단하기 위한 전문 의료기관이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이번 코로나 대응을 통해 신종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선 권역별 병상공동대응, 환자전원·이송 등 권역 간 협업이 매우 중요함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은 신종감염병 위기 시 권역 내 중증환자 집중치료, 시·도 간 환자 의뢰·회송 체계 관리 등 감염병 의료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민보건안전과 생명보호에 있어 최전선을 지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으면 정부로부터 총사업비 409억원을 지원받는다. 주요시설은 음압격리병동 36병상(중환자6, 일반 30), 진단검사실(BSL2), 음압수술실(2개), 교육훈련센터 등이다.

연구용역대로라면 올해 추가 지정 될 권역은 인천과 제주 두 지역 중에 결정되는 것이 순리이다. 그런데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에 갑자기 빨간불이 켜졌다. 신천지 사태로 커다란 홍역을 치룬 대구가 유치전에 뛰어 들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전폭적인 지원과 제2대구의료원 건립 약속 등 대구시는 사활을 걸고 있다.

인천도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허종식 의원을 비롯해 인천 의원들과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이 위치한 대한민국의 관문도시이고 해외여행객의 80%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이용객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메르스와 코로나 등 신종 감염병의 경우 대부분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전국적인 감염병 확산방지에 전략적 요충지인 인천이야말로 국가방역체계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감염병전문병원이 반드시 설립돼야 하는 지역인 것이다.

지난 9일에 보건 관련 인천 시민사회단체들과 주민단체, 맘카페 등 시민들이 ‘감염병전문병원 인천유치를 위한 긴급행동’를 발족했다. 건강과나눔,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인천지부,검단주민총연합회, 너나들이검단・검암맘, 달콤한청라맘스, 루원총연합회, 사)장애인자립선언, 사)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인천겨레하나, 인천여성회, 인천적십자병원노동조합, 인천지역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부천지역본부, 인천광역시의료원지부 등이 속해있다.

이들은 2월 15일~3월 17일까지 시에 시민청원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역 국회의원들과 국회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오는 25일에는 시와 ‘감염병전문병원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권역 선정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인천시민들이 입원할 병실이 없어서 타 지역으로 이리저리 내몰리고, 중증환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는 불행한 사태가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인천시민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이다.

박남춘시장은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과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권역선정위원회에 제출해야 할 것이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를 귀찮을 정도로 설득하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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