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개월 무급휴직...“대책 마련하라” 청와대 국민청원
하청업체 직원 44.3% 고용불안 시달려... 정부 지원 제외
인천시·중구, 고용위기지역 지정 관련 연구용역 준비 중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지속하면서 항공업계 종사자들이 여전히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국제도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아우성에도 정부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무급휴직 공항 종사자 지원책을 당장 마련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무급휴직 공항 종사자 지원책을 당장 마련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무급휴직 공항 종사자 지원책을 당장 마련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인천공항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다고 밝힌 청원인은 “정부가 내놓은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를 회사는 전혀 활용하거나 노동자들에게 안내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 내규는 겸직을 불허하고 있어 무급휴직 중인데도 다른 일을 하지 못한다”며 “코로나19 위기를 모두가 공감하지만, 공항 무급휴직자들은 손발이 꽁꽁 묶여 있다”며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공항 내 아시아나항공 지상여객서비스 협력업체 케이에이(KA)에서 일하는 김지원 팀장은 지난해 7월부터 무급휴직 상태다. 올해 4월까지 10달을 쉬기로 회사와 합의하고 현재 장사하는 부모님 일을 돕고 있다.

김 팀장의 배우자도 현재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배우자는 지난해 가을부 터 3개월 무급휴직 중이며, 이달 하순 다시 출근할 예정이다. 그러나 다시 출근해도 4월까지만 일하고, 5월부턴 다시 무급휴직이 예정돼 있어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김 팀장이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액은 ‘무급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으로 세 달간 150만 원, ‘위기가구 긴급생계지원금’ 60만 원이 전부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위기에 처한 인천공항 관련 노동자들이 영종도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라고 정부와 인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촉구하는 모습.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위기에 처한 인천공항 관련 노동자들이 영종도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라고 정부와 인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촉구하는 모습.

인천공항 하청업체 직원, 특별고용지원업종 해당 안돼

김 팀장과 같은 하청업체 직원들은 무급휴직을 해도 정부로부터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 3월 16일 코로나19로 인한 특별고용지원업종 범위를 발표했지만, 인천공항 지상조업사와 하청업체 등 한국표준산업분류 코드에 포함되지 않는 사업장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코로나19 300일 인천공항 하청노동 보고서’를 보면 인천공항공사 지상조업사(43개) 직원은 지난해 5월 기준 1만2644명이다. 이 중 1849명이 희망퇴직 혹은 정리해고됐다.

또한, 인천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5월 기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6만215명 중 44.3%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44.3%는 무급휴직자 1만2766명(21.2%p), 유급휴직자 1만710명(17.8%p), 희망퇴직자 3205명(5.3%p) 등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아이아타, IATA)와 국제민간항공기구(아이카오, ICAO) 등 항공협회와 전문가들은 항공여객이 2019년 수준을 회복하는 시기를 빠르면 2022년, 늦으면 2024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만큼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가능성 높다.

인천시와 중구는 지난해 4월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했지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실직자가 늘고 경기가 침체됐지만, 통계에 따른 경제 지표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중구는 지역 고용위기를 분석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인천연구원에 학술연구용역을 맡겼다. 구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올해 다시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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