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 신임 본부장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코로나 위기와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코로나19 위기 후 7개월 동안 감소한 국내 취업자는 74만 명에 달한다. 올해 9월 취업자 중 일시휴직자는 79만 명에 달하고 자영업자였다가 가게를 접은 사람을 포함한 무직자는 87만 명이 증가했다.

인천의 경우, 경인지방통계청이 낸 올해 11월과 지난해 11월 고용률을 비교하면 61.8%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취업자수는 157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 명 감소했으며, 실업자수는 7만 명으로 6000명이 늘었다. 일시휴직자도 2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 명(73.9%)이나 증가했다.

지난달 2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지역본부 11대 임원선거에서 당선돼 1일부터 연임하게 된 이인화 본부장을 만나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해법, 새해 각오 등을 들었다.

“민주노총이 코로나 위기 노동자·자영업자 보호 정책 제시해야”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 신임 본부장.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 신임 본부장.

“인천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더 빨리 심각하게 찾아왔다. 인천국제공항 때문이다. 입출국이 어려워지면서 방문객이 줄었고 그로 인해 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많은 수가 퇴직을 하거나 구조조정 또는 휴직 상태이다. 공항 관련 업계에만 8만 명 정도 일하는데 4만 명 이상이 공항을 떠나는 등 50% 이상 일자리를 잃게 됐다. 특히 면세점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직격탄을 맞았는데, 20~30% 정도만 남았다고 들었다. 항공사 협력업체인 청소 용역업체나 기내식을 담당하는 업체 등은 궤멸 직전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본부장은 인천에서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중구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공항이라며, 올해 중구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지정이 안돼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 시 해당 지역 노동자들은 고용유지 지원금, 취업수당, 재취업 교육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고 기업도 세제 혜택과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안됐지만 향후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겠다고는 밝힌 상황이다.

또한,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인천공항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은 인천이지만 용역업체 주소지가 서울이나 경기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무급 휴직자 생계비’ 등을 지원받지 못하게 되는 사례가 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섰다. 지원에서 누락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인천시와 협의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 본부장은 인천공항 이외에 대면 활동을 해야 하는 임시직과 학원 등 교육서비스직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방문 학습지 교사 등 비정형 노동자들이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시간 단위로 임금을 받는 돌봄서비스 노동자들도 일하는 시간이 크게 축소되면서 수입 감소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코로나로 인한 고용 위기가 인천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민주노총 전체가 함께 나서서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취약계층의 노동자와 자영업자를 포함해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을 민주노총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노ㆍ사ㆍ정 합의안 부결로 위원장이 사퇴하고 민주노총이 비상대책위원회 체계로 움직이게 되고 민주노총 선거와 노동법 개악 문제 투쟁에 대응하느라 코로나 관련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중앙집행위원의 일원으로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조합원 10만 명 조직과 인천시 노동정책과 권한 넓히는 일이 핵심”

2019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인천부천본부의 길병원 부당노동행위 고소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인화 본부장.(사진 왼쪽에서 4번째)
2019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인천부천본부의 길병원 부당노동행위 고소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인화 본부장.(사진 왼쪽에서 4번째)

이 본부장은 이번 선거에서 ‘인천본부 25년, 새역사를 설계하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공약으로는 ▲확고한 전략으로 이기는 투쟁 ▲미조직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 확대 ▲인천시 노동정책 주도 ▲인천본부 서구 이전으로 서구ㆍ중구ㆍ강화권 조직 확대 ▲코로나19 노동 중심 대응 ▲10만 조합원 시대 앞당기는 조직 강화 ▲인천본부 창립 25주년 인천노동운동 역사 계승 사업 등을 제시했다.

이 본부장은 공약 중 조합원 10만 명 조직과 인천시 노동정책과 확대를 가장 핵심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이 본부장이 10대 본부장을 하기 전인 3년 전까지는 조합원 수가 4만1000명 정도였는데 현재 5만 명에 달한다. 한국지엠이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고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조합원 3000여 명이 줄었다. 이를 포함하면 3년 사이 1만3000명 정도 조합원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전국공공운수노조 공항지역지부 2000명, 공공운수노조 소속 작은 사업장 10곳, 신규 사업장 전국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와 건설노조에 목수 직종 등으로 확대되면서 늘었다. 여기에 전국금속노조 소속 하청업체 사업장도 늘어 1000명 정도 조합원이 추가됐다.

이 본부장은 “사업장이 늘고 조합원 가입이 늘게 된 것은 박근혜 정부시절 촛불집회를 경험한 노동자들의 권리의식이 많이 향상된 영향이 크다”며 “촛불 이후 민주노총에 가입 문의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임기 안에는 7만 명으로 조합원을 늘리고 10만 명으로 가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인천의 공단 지역 작은 사업장과 중소병원의 조합원 조직사업을 산별노조와 함께 진행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운영 중인 인천시의 노동정책과는 한계가 있다”며 “인력을 늘리고 권한을 넓히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길병원 투쟁과 한국지엠 부평공장 발전전망 문제 과제”

2019년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자 전원 복직을 촉구하는 릴레이 동조 단식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인화 본부장.(사진 왼쪽 아래에서 5번째)
2019년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자 전원 복직을 촉구하는 릴레이 동조 단식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인화 본부장.(사진 왼쪽 아래에서 5번째)

“올해 투쟁을 벌였던 서인천새마을금고와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 등 현안 사업장들은 대부분 문제를 해결했다. 인천본부가 힘을 모아서 이길 때 까지 싸운다는 생각으로 했더니 문제가 해결된 것 같다. 임금협상이나 단체협상으로 투쟁 중인 사업장 중 지역에 산별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산별노조를 중심으로 투쟁을 했고 인천본부는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산별노조가 있더라도 구조조정과 해고 관련 투쟁을 하게 될 경우에는 인천본부가 직접 결합해서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본부장은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놓고 지속적으로 노사가 갈등하고 있는 길병원, 부평2공장의 발전전망을 제시하지 못한 문제가 남아있는 한국지엠 등이 향 후 지역에서 해결해야할 과제인 사업장으로 꼽았다.

이 본부장은 “인천은 연대 투쟁을 하면 지역의 많은 단체와 노조 등이 힘을 모아주는 전통이 있어서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며 “민주노총이 노동 현안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사회가 나빠지지 않게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인천 뿐 아니라 총연맹 차원에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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