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본부, 내년 1월부터 가정 수도 검침 격월제 논의
두 달 만에 시행계획 수립하고 실시까지? '졸속' 비판
노조 측, 정규직 전환해놓고 구조조정하는 '조삼모사'

인천투데이=조연주 기자 |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본부장 박영길)가 내년 1월부터 수도검침 주기를 격월로 바꾸고, 줄어드는 검침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확인돼, 노조가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시 상수도본부가 가정 수도검침을 월 1회에서 격월 1회로 전환하고, 정년퇴직자 발생에 따른 검침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이에 상수도본부 노조(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지자체공무직 인천지부)는 상수도본부가 간접고용 노동자를 정규직화한 지 1년 여 만에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시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상수도본부는 내년 1월부터 가정 수도 검침 주기를 월1회에서 두 달에 한 번 검침하는 '격월검침제'를 논의중이다. 오는 11월 격월 검침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12월부터 시민 홍보를 시작해 내년 검침분부터 격월검침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천시 내 수도 검침원은 190명이며, 이중 내년 정년퇴직 예정자는 21명이다. 이를 충원하지 않을 시 내년에는 총 169명이 수도검침을 하게 된다. 시 상수도본부는 검침 주기를 격월로 바꾸고,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다면 월 검침 건수가 39.9%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상수도본부 노조는 이에 대해 ‘사실상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했다. 시는 지난해 수도검침원 185명을 포함한 시 간접고용(용역) 노동자 34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한 바 있다. 수도검침원의 경우 지난해 6월 21일을 기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노조 측은 지난 29일 사측과 만남을 면담을 하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노조는 또, 격월검침제 전환은 시의 장기과제로 진행돼오고 있었는데, 노조와의 논의도 없이 급작스럽게 상수도본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충분한 조사도 없어 이에 따른 시민불편 등 민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종열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지자체공무직본부 인천지부장은 "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 전환한 지 1년 여 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사전조사와 노조 협의도 없이 내년 1월부터 격월제를 곧장 시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서울시, 부산시 등은 예전부터 격월제를 시행하고 있다. 인천시도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격월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시민 불편에 대해서는 "격월 점검이지만, 수도세는 다달이 고지할 예정이기 때문에, 큰 불편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상수도 격월검침 시행안.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상수도 격월검침 시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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