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성차별 언어를 성평등하게 바꾸는 ‘언성을 높이자’
효자손→등긁개, 주부→ 살림꾼 등 성차별 언어 10개 선정

인천투데이=조연주 기자 | 인천여성회가 성차별적인 언어를 성평등한 언어로 바꿔 부르기 위한 ‘언성을 높이자’ 캠페인을 벌였다.

인천여성회는 14일 인천시청 로비에서 '언성을 높이자(언어바꾸기로 성평등감수성 높이자)' 캠페인 선포식을 열었다. 이는 2020년 인천시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생활 속에 존재하는 성차별한 단어 또는 용어를 찾아 보다 성평등한 언어로 바꿔부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인천여성회 캠페인 배너.
인천여성회 캠페인 배너.

인천여성회는 이번 캠페인을 위해 지난 7월부터 ‘보라바람 기획단’을 구성해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서울시 성평등언어사전 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차별 언어에 대한 조사와 토론도 열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10개의 성차별 언어를 선정해 성평등 언어로 바꿔부르기로 했다.

‘성적수치심’을 ‘성적불쾌감’으로 바꿔부르자는 제안이 대표적이다. 인천여성회는 “ 수치심은 가해자가 느껴야 할 감정이기에 피해자가 당연히 느껴야 하는 감정은 아니다”라며 “이렇듯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표현에 성차별적 인식이 담겨있다. 성차별은 정치, 경제와 문화, 제도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상적인 대화와 언어가 이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인천여성회는 ‘남편을 따라 죽지 않은 여자’라는 뜻의 ‘미망인’을 ‘사별한 아내’로, 여성의 성역할을 강조하는 ‘집사람’ 대신 ‘배우자’로, ‘맘카페’ 대신 ‘육아카페’를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캠페인 참가자가 말풍선을 들고 있다. 

신선희 인천여성회 회장은 선포식에서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어머니가 ‘미망인’이라고 불렸다. 나중에 그 뜻을 알게됐을 때 굉장히 불쾌했다”며 “어머니는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당신 그자체로 불려야 했다. 이렇게 성차별은 아주 사소한 삶의 언어 속에 녹아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연대발언을 한 정의당 조선희 인천시의회 의원(비례)은 “행정 분야에서도 바뀌어야 할 성차별적 용어가 아직 많다. 대표적으로 ‘낙태’라는 단어 대신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임신중지’로 바뀌어야 한다”며 ”시의원으로서 법적 용어 개선에 앞장서겠다”라 말했다.

인천여성회는 이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인천시청 로비에서 16일까지 캠페인과 전시를 진행한다. 또, 다양한 형태의 콘테츠와 홍보물을 통해 인천 곳곳에 이 내용을 알려 성평등도시 인천을 만들 예정이다.

인쳔여성회는 성차별적인 단어 10개 선정해 성평등 언어로 바꿔부르자고 제안했다. 
인쳔여성회는 성차별적인 단어 10개 선정해 성평등 언어로 바꿔부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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