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지역화폐, 인접지역 소비 막아 긍정평가 어려워"
"지역화폐들 서로 경쟁관계 아냐 ··· 이해도 낮아" 지적
"지역화폐 본격화 전 낡은 통계로 분석한 뻔뻔한 글"

인천투데이=조연주 기자 | 인천e음 등의 지역화폐를 두고 '무용론'을 주장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향한 비판이 거세다.  

한국조세제정연구원(조세연)은 지난 15일 조세세정 브리프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영향'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지역화폐는 인접지역을 궁핍화하는 전략으로, 지역화폐 발행으로 소비지출을 특정지역에 가둬,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등 지역화폐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역화폐는 타 지역이 아닌 자기 고장 소비를 촉진하고, 중소상공인 매출증대 지원을 통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공룡'으로부터 지역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라며 "조세연 주장처럼 아무 효과가 없는데 문재인 정부의 기획재정부가 2019년부터 지역화폐 지원을 계속 늘려 내년도 지역화폐발행을 15조 원까지 늘릴 리 없다"고 반박했다. 

더해 "국책연구기관이 특정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면, 이는 보호해야 할 학자도 연구도 아니며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한국조세제정연구원(조세연)은 지난 15일 조세세정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영향'을 발표했다.
한국조세제정연구원(조세연)은 지난 15일 조세세정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영향'을 발표했다.

인천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조세연이 지역화폐 정책이 본격화 된 2019년 자료를 제외하고 2010년~2018년 통계자료만 사용했다는 것과, 지역화폐의 목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지역화폐 '인천e음'을 설계한 안광호 시 소상공인정책과 인천e음운영팀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세연은 2010~2018년 데이터를 사용했다. 그 기간동안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자체는 몇 안되는 기초지자체만이 발행했음에도 이를 전국화해 표본오류가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팀장은 "지역화폐의 목적은 지역공동체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다. 이는 지역내 자본이 특정 지역(서울)으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고, 지역내 원자재의 조달-생산-판매가 이뤄지는 지역선순환 경제를 만들어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함한 것"이라며 지역화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조세연의 주장은 해괴하다"라며 "각 지자체가 지역화폐의 발행량을 늘리고자 하는 것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함이며, 재정 투입은 소비촉진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준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몇 차례에 걸쳐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며 조세연의 주장에 반박했다. 양 교수는 "기본적으로 'A지역화폐 vs B지역화폐' 간의 경쟁관계는 성립이 안된다. 지역화폐가 화폐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화폐와 대립 경쟁하는 관계에 있는 건 현금이나 신용카드다"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조세연의 브리프는 낡은 통계를 가지고 분석한 뻔뻔한 글"이라 꼬집으며 "연구원은 2019년 이후 경기, 인천, 군산, 포항 등 많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역내 소득 유출률 감소, 지역 소상공인 매출액 증대, 부가가치세 증대, 나아가 지역화폐 발행으로 인한 지역 고용증대는 왜 언급하지 않는가" 라고 반문했다. 

이밖에도 정청래 의원, 안병용 의정부시장 등도 논쟁에 뛰어들었다. 정 의원은 "이런 논리는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이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재벌 유통사의 논리와 꼭 닮아있다"고 꼬집었고, 안 시장은 "지역화폐는 지역경제를 살리는마중물"이라고 반박했다. 

인천대학교와 인천연구원,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천e음은 관내 역외소비를 낮추고 골목상권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했으며, 재정 ‘승수 효과’ 또한 약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 신고 납세 기록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천에서 2019년 슈퍼마켓과 편의점 결제액은 전년보다 2211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10월에는 인천 취업자수는 전년동기대비 5만8000명이 늘었으며, 역외소비는 349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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