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대 손장원 교수, “인천아카이브 구축해 인천기록원 설립까지”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1907년 인천 신포동 일대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재능대학교 손장원 교수가 국립 전자정보도서관 데이터베이스에서 구한 사진이다. 손 교수는 사진 속 현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를 표시했다.

1907년 인천 신포동 시내 일원을 촬영한 사진. 재능대 손장원 교수가 사진에 현재 위치를 표시했다. 사진 속 사도와 분도는 인천항 내항 건설로 사라지고 없다. 중화루는 현재 중화루 위치를 뜻한다.
1907년 인천 신포동 시내 일원을 촬영한 사진. 재능대 손장원 교수가 사진에 현재 위치를 표시했다. 사진 속 사도와 분도는 인천항 내항 건설로 사라지고 없다. 중화루는 현재 중화루 위치를 뜻한다.

이 사진은 일본 요시히토(嘉仁) 왕자가 다이쇼(大正) 일왕(1912년 즉위)이 되기 전인 1907년 조선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제작한 사진첩에 수록된 사진 중 하나이다.

일본은 요시히토 왕자의 조선 방문을 기념해 ‘황태자 전하 한국 어도항 기념 사진첩(皇太子殿下韓國御渡航紀念寫眞帖’을 제작했다. 손 교수는 “촬영연대가 정확해 당시 인천의 모습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사진첩은 당시 인천에 있던 조선타임스(훗날 조선신보사)가 발행한 책으로 저자는 카세 와사부로(加瀨和三郞, 가뢰화삼랑)이다.

조선타임스는 일본 왕자의 방문을 기념해 인천 곳곳을 촬영한 실제 사진으로 사진첩을 만들었다. 실제 사진으로 제작한 해상도가 뛰어난 이 사진첩은 현재 인천 시립박물관과 화도진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조선타임스는 실제 사진으로 만든 사진첩 외에도 인쇄한 사진첩을 제작해(1907년 12월) 3원에 판매했다. 손장원 교수는 인쇄본으로 제작한 책에 수록된 사진 중 인천 시가를 촬영한 사진 중 신포동을 찍은 사진에 현재 위치를 표기했다,

사진 속 중화루라고 표시 돼 있는 곳이 현재 신포동 중화루를 표시한 곳이다. 바다의 사도와 분도는 현재 없는 섬들이다. 사도는 현재 인천 내항이 생기면서 사라졌고, 분도는 내항 2~3부두 쪽 배후단지로 추정된다.

손장원 교수는 인천의 이 같은 자료를 모은 데이터베이스로 인천학 아카이브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립 박물관이나 도서관, 또는 인천시 등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디지털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연구자는 물론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서울역사박물관은 2014년 서울역사아카이브를 구축해 서울학 관련 자료를 모은 데이터베이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서울 자료는 물론 다른 지역 자료도 많아 인천의 연구자들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손 교수는 “고해상도 자료는 별도로 신청하면 사용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자료도 연구용으로 충분하다”며 “인천도 시립박물관, 화도진도서관, 인천개항박물관 등 상당한 사료를 소장하고 있고, 개인 소장가도 여럿이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여건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인천아카이브 구축에 공공이 먼저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인천에는 인천시 시사연구팀, 인천시립박물관,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 등 아카이빙 작업을 수행할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손 장원 교수는 “나아가 과거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과 더불어 해방 이후 우리 손으로 생산한 문서와 자료를 정리하고 보관할 국가기록원 인천 버전인 인천기록원을 설립해야 한다”며 “인천기록원을 설립하는 게 당장 여의치 않다면 마중물로 인천 아카이브라도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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