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 업계 최초 전자금융수수료 면제와 소액대출 선도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부평대건신협(김장현 이사장)이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김장현 이사장은 주민 밀착형 협동조합 금융답게 주민복지를 강화하고, 달라진 금융환경에 맞춰 내실 안정을 기하겠다고 했다.

국내 신용협동조합(신협)이 처음 들어선 것은 한국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궁핍하던 시절이다. 구호물자에 의존하던 가난한 시절 저축은 커녕 돈을 빌리기도, 빌려 주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한 모델로 신협이 등장했다.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가 1960년 5월 부산에서 천주교 신도 27명을 조합원으로 모집해 설립한 게 시작이다.

부평대건신협 8월 워크샵에 참여한 임직원들.
부평대건신협 8월 워크샵에 참여한 임직원들.

30년 전 3000만원에서 시작해 1600억 원으로 성장

부평대건신협은 천주교 산곡3동교회 신도들이 창립했다. 당시 산곡동에는 산곡신협(현재 미추홀신협)이 있었는데 산곡성당에서 산곡3동 성당이 분당하면서, 자연스럽게 산곡3동 성당에 기반 한 신협 설립 요구가 싹텄다.

1990년 7월 부평대건신협 발기인 총회 당시 22명이 참여했다. 창립총회 때는 창립총회 구성원 80명 중 62명이 참석했다. 창립총회 구성원들은 출자금 3000만 원을 모아 산곡3동성당 내 차려진 조그만 사무실에서 여수신 업무를 시작했다.

대건신협은 1992년 재무부인가를 받았고, 같은 해 신협중앙회에 가입했다. 1993년 8월 현재 본점 자리로 이전했다. 이전 당시 슬레이트지붕의 1층 건물이었는데 2002년 현재 2층 건물로 새로 지었다.

초대 이사장은 고 박성기 선생이 맡아 토대를 닦았다. 고 박 전 이사장은 대건신협 창립 당시 산곡신협의 이사였다. 산곡3동 주임 신부는 설요한 외국인 신부였는데, 박 전 이사장과 설요한 신부가 협력해 신협을 창립했다. 박 전 이사장은 2002년까지 1~3대 이사장을 지냈다.

2002~2010년 대건신협 4~5대 이사장은 이정욱 선생이 맡았다. 이정욱 전 이사장은 대우자동차 내 직장 신협을 이끌었던 경험을 지역에 살려 대건신협의 도약기를 열었다.

시민단체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던 이정욱 이사장은 신협 2층에 청개구리도서관을 개소해 주민 밀착형 복지사업을 펼쳤다. 임기 내 신협 자기앞수표 발행과 금융권 최초 전자금융 수수료 면제를 도입했다.

2010년 제20차 정기총회 때 현 이사장인 김장현 이사장이 취임했다. 김장현 이사장은 6~8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2010년 300억 원 규모이던 대건신협 자산을 약 1600억 원 규모로 키웠다. 대건신협은 현재 부평1동에 지점을 두고 있고, 직원은 11명이다.

2008년 어린이날을 기념해 부평대건신협이 개최한 '어린이 사생대회' 시상식(사진 왼쪽 네번째 김광식 현 전무, 왼쪽 다섯번째 이정욱 당시 이사장, 오른쪽 첫번째 김장현 현 이사장).
2008년 어린이날을 기념해 부평대건신협이 개최한 '어린이 사생대회' 시상식(사진 왼쪽 네번째 김광식 현 전무, 왼쪽 다섯번째 이정욱 당시 이사장, 오른쪽 첫번째 김장현 현 이사장).

업계 최초 전자금융수수료면제와 ‘사회 나눔 지원 대출’ 선도

대건신협은 2008년 7월 업계 최초로 전자금융수수료를 면제하며 인터넷금융을 선도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을 이용해 계좌이체 등을 할 경우 500원 안팎의 수수료가 붙기 마련이다. 대건신협은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업계 최초로 전자금융수수료를 면제했다.

2008년 학부모와 학생들이 높은 등록금으로 고전할 때도 대건신협은 당시 3%라는 저리 대출로 조합원을 지원했다. 이 사업은 지금도 지속하고 있는데, 현재 금리는 정기예금 금리와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어 1.7% 수준이다.

학자금 저리 대출에서 시작한 사업은 ‘사회 나눔 지원 대출’이라는 사업으로 확대되고 통합됐다. 이 사업에 학자금대출, 장학금, 소외계층 저리 지원사업 등이 담겨 있다.

김광식 대건신협 전무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1인당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며 “학자금 대출은 해당 학교를 다니는 동안 1회 가능하다. 다른 금융기관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것도 있는데, 그와 별개로 우리 조합원은 우리 신협에서 한 번 더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제6회 ‘화랑북로 골목축제’에서 떡집이 준비한 떡메치기와 인절미 만들기를 체험하는 어린이.
2018년 제6회 ‘화랑북로 골목축제’에서 떡집이 준비한 떡메치기와 인절미 만들기를 체험하는 어린이.

독감예방접종과 여행차량 지원 등 ‘소확행’ 주민복지 눈길

대건신협은 조합원 복지사업으로 지역 사우나 업체와 업무협약으로 조합원에게 쿠폰을 지급해 이용 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고, 인근 의료기관과 협력해 독감예방접종 1000명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정기건강검진도 지원하고 있다.

대건신협은 이번 코로나19 위기 때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쿠폰을 지급했다. 대건신협은 정부 재난지원금 발표가 있기 전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올해 2월 개최한 30차 총회 참석자들에게 대건신협골목상폼권(5000원짜리) 1000장을 지급했다.

이 상품권은 산곡3동 골목상권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했는데, 한 집에 보통 3~4장이 지급됐다. 대건신협 총회가 조합원들만의 잔치에 머물지 않고 마을사람들의 잔치로 확대됐다. 대건신협은 또 매년 가을 동네사람들과 화랑골목길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로 8회를 맞이하게 된다.

대건신협은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홈페이지에 동네 가게 사진을 업로드하고 클릭하면 위치 확인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고, 2002년부터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청개구리어린이도서관은 지금도 운영 중이다. 김장현 이사장이 도서관 운영위원장이고, 인천여성회과 협력해 운영하고 있다.

대건신협이 펼치는 ‘소확행(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 복지사업도 주민들에겐 인기다. 코로나19로 중단하고 있긴 하지만 영화관을 빌려서 단체로 영화 관람을 한다. 이때 자부담 3000원 정도를 받는데, 나중에 조합원들의 출자금 통장으로 다시 입금해준다.

또 다른 소확행은 여행 차량 지원이다. 동아리, 계모임 등 각종 동네 모임의 10여명이 어디로 여행을 갈 때 신협 김광식 전무가 직접 운전을 해서 모시고 간다. 부모님 모시고 가는 심정으로 모시고 가는데 인기가 좋고, 신협과 조합원 간 유대관계도 더욱 긴밀해지는 계기가 된다고했다.

본점 확장이전 새로운 30년 준비... 기존 본점은 복지회관

부평대건신협 김장현 이사장
부평대건신협 김장현 이사장

김장현 이사장은 3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1600억 원으로 키운 경영 전문가이다. 김 이 사장은 조합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조합원들과 더불어 성장하는 신협이 되겠다고 했다.

우선 김장현 이사장은 창립 30주년에 맞춰 본점을 대로변으로 확장 이전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본점은 객장 대신 조합원들을 위한 복지회관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2층의 청개구리도서관도 그대로 유지된다.

김장현 이사장은 “건물을 매각하면 당장 회계지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신협의 자산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본점을 이전하더라도 동네 사람들을 위해 복지회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며 “1층을 신협이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외부에서 운영비 조달이 가능한 사업 콘텐츠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건신협은 지난 8월초 임직원 워크샵을 통해 ‘2030년 대건신협 비전’을 계획했다. 김 이사장은 “2030년까지 신협 자산 규모를 4000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말에 여신 영업범위가 인천과 경기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에 맞춰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적을 쌓고, 이를 통해 조합원의 복리도 증진하는 선순환 신협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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