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고인순 할머니, 74세 현북실 씨 성금 전달
어려운 상황에도 따뜻한 마음씨로 귀감 보여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유례 없는 긴 장마로 수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인천 부평구에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성금을 보내는 이들이 잇따라 나타나며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부평1동에 거주하는 91세 고인순 할머니는 기초연금을 모아 지난 13일 수재민 이웃돕기 성금으로 100만 원을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 전달했다. 고 할머니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자식들이 준 용돈 50만 원과 마스크를 부평구에 기부한 적 있다.

부평1동에 거주하는 91세 고인순 할머니는 기초연금을 모아 지난 13일 수재민 이웃돕기 성금으로 100만 원을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 전달했다.(사진제공 부평구)
부평1동에 거주하는 91세 고인순 할머니는 기초연금을 모아 지난 13일 수재민 이웃돕기 성금으로 100만 원을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 전달했다.(사진제공 부평구)

고 할머니는 최근 폭우로 인한 수재민 발생 소식이 연일 이어지자, 모아둔 돈을 찾아 한달음에 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그는 만 65세 이상 주민 중 재산 규모에 따라 지급되는 기초연금 대상자로 국가로부터 매월 30만 원을 지원받고 있다.

고 할머니는 “나라에서 달마다 기초연금을 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 성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영기 부평1동장은 “지역의 어려움을 돕고자 언제나 달려와 주시는 할머니께 감사하며,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란다”며 “할머님의 소중한 뜻을 꼭 필요한 분들께 잘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곡3동에 사는 시각장애인 현북실(74·여) 씨도 수재민 돕기 성금에 동참했다. 현 씨는 지난 13일 장마 장기화로 피해를 본 이웃에게 써달라며 성금 50만 원을 기탁했다.

부평구 산곡3동에 사는 시각장애인 현북실(74·여) 씨는 지난 13일 장마 장기화로 피해를 본 이웃에게 써달라며 성금 50만 원을 기탁했다.(사진제공 부평구)
부평구 산곡3동에 사는 시각장애인 현북실(74·여) 씨는 지난 13일 장마 장기화로 피해를 본 이웃에게 써달라며 성금 50만 원을 기탁했다.(사진제공 부평구)

현 씨는 지난 13일 부평구에 수재민 성금으로 100만 원을 전달한 조일례 할머니와 이웃사촌이다. 현 씨는 조 할머니가 구에 방문했을 당시 동행했다. 수급자이면서도 조금씩 돈을 모아 성금을 기탁한 조일례 할머니의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아 성금에 동참했다.

현 씨는 “조 할머니와는 이웃에 살면서 서로의 어려움을 돌봐주는 막역한 사이”라며 “이웃의 행동에 감동을 받아 나도 자녀들에게 받은 용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동 산곡3동장은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에 큰 감사를 느낀다”며 “기탁한 성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히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달받은 성금들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수해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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