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논평 내고 비판 … “지난 행보와 길병원 상황, 인도주의와 거리 멀다”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가천대길병원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의 국제라이온스 인도주의상 수상 소식에 길병원 직원들에 이어 노조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일 논평을 내고 “국제라이온스협회가 2020년 인도주의상 수상자로 이길여 총장을 선정했는데, 47번째 수상자인 이 총장의 지난 행보와 길병원의 현 상황은 인도주의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

노조는 “역대 수상자인 마더 테레사 수녀, 카터 전 미국대통령, 국경없는 의사회 등의 면면을 보면 상의 지향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며 “그런데 이 총장의 행보는 곳간은 있는데 다른 곳에만 인심을 쓰는 판국으로 인도주의상 수상에 이의를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은 24시간 환자를 치료하고 격려하고 돌보는 곳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격려와 지지, 그리고 노동권의 보장은 곧 환자의 인권, 안정적인 치료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며 “그럼에도 길병원 60년 역사에서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인도주의’ 정신을 느껴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018년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길병원은 근무 중인 직원에게 이 총장의 집 수리를 시키고 생일축하 동영상을 만들게 했으며 이길여 총장의 자서전을 전직원에게 읽게 하고 독후감을 쓰게 하며 출석체크까지 하면서 전 직원에게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박물관’ 견학을 시킨 전력이 있다”며 “이렇듯 이 총장이 만들고 운영해온 길병원이 ‘인도주의’와는 상당한 간극이 있으며 오히려 갑질과 괴롭힘, 인권유린 같은 심각한 ‘비인도주의’적 행태가 벌어져 왔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2018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 창립 이후 지속된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탈퇴 공작 논란으로 노동계 등의 지탄을 받는 점과 최근 병원장과 부서장 등 13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한 점도 들어 비판했다.

노조는 “병원의 성장과 발전은 한 사람의 노력과 능력으로는 결코 가능하지 않은데, 길병원은 곳곳에 설립자인 이 총장의 동상을 세우는 한편, 대내외적으로 치적을 칭송하고 홍보하는 데 집중해왔다”며 “그러는 동안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권은 철저히 무시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 총장이 인도주의적 행보를 온전히 인정받으려면, 현재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노조 탄압과 괴롭힘, 부당 행위를 바로 잡는 것부터 선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길병원 관계자는 “이 총장이 현재 길병원과 관련한 직책은 없는데, 외부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상을 노조와의 갈등 문제와 비교해서 이렇게 지적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장은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올해 라이온스 인도주의상 수상자로 선정돼 6월 29일 상금 약 3억 원을 받았으며, 이 상금 전액을 출연해 ‘가천-국제라이온스협회 의료봉사단’을 설립해 봉사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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