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도 인도주의를”…부당노동행위 혐의와 비교ㆍ비판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가천대길병원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국제라이온스 인도주의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길병원 직원들 사이에서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총장은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올해 라이온스 인도주의상 수상자로 선정돼 6월 29일 상금 약 3억 원을 받았다.

이 총장은 이 상금 전액을 출연해 ‘가천-국제라이온스협회 의료봉사단’을 설립, 세계 여러 나라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와 외국인 노동자의 이른둥이 치료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

라이온스 인도주의상은 인도주의 활동을 뛰어나게 펼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으로 테레사 수녀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등이 받았고, 이 총장은 47번째 수상자다.

그런데 이 총장의 수상 소식을 접한 길병원 일부 직원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직원에게도 인도주의를 요구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길병원은 2018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 창립 이후 지속된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탈퇴 공작 논란으로 노동계 등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전국보건의료노조가 병원장과 부서장 등 13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하기도 했다.

또한, 노조는 직원들이 살인적인 근무 스케줄과 인력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개선할 것을 병원 측에 계속 요구함에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시설관리팀 직원들의 위생을 외면하고,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은 직원에게 연차 사용을 강요했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이 총장 수상 소식에 일부 직원은 “축하하지만, 직원들에게 인도주의를 펼쳐줬으면 좋겠다” “자기 직원들이나 잘 챙기고 상을 받지” “얼마 전 노조가 부당노동행위로 13명을 고소했는데, 길병원 설립자는 인도주의상을 받다니” “이런 상 받는다고 인정할 직원이 있나, 말로만 길가족” “직원들도 인도받고 보상받고 싶다” 등의 비판 글을 직원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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