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분양수요 위축
수요 위축으로 토지 매입가격 부담... '낙찰률' 눈치 경쟁

정부가 6.17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인천 남동구와 연수구, 서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6공구 토지매각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수구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당장 올해 8월 입주예정인 송도 6·8공구 내 랜드마크시티에서 피(fee, 웃돈)을 주고 아파트를 구매한 이에 대해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사례가 발생했다. 수요 위축에 따른 분양위축과 이에 따른 토지공매 시장 눈치 보기가 전망된다.

앞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15일 송도국제도시 6공구 공동주택용지 2곳 매각을 위한 경쟁 입찰을 공고했다.

그 뒤 정부는 17일 강화·옹진을 제외한 인천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남동구와 서구, 연수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선 민간택지 주택 전매행위가 6개월~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제한된다. 또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 원 이하 주택은 50%, 9억 원 초과는 30%가 적용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묶인다.

투기과열지구는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민간택지 주택 전매행위가 제한된다. 또한 시가 15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어렵고, 9억 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20%로 낮아지는 등 강한 규제가 적용된다.

아울러 다주택자한테는 양도소득세가 중과세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배제되는 등 세제가 강화되며, 청약 1순위 자격요건도 강화된다.

인천경제청이 매각키로 한 송도 6공구 A9과 A17블록은 입찰예정 가격만 3.3㎡(1평)당 약 1100만 원이다.

인천경제청이 지난해 7월 공매한 A10블록의 실제 낙찰률은 예정가격의 186%였다. A9과 A17블록도 이를 적용할 경우 2000만 원대에서 낙찰되면, 이는 고분양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경우 부동산규제로 수요가 위축하고 있어, A9과 A17블럭 토지공매 입찰 시 고가 토지매입에 부담을 갖게 된 시행사와 시공사들의 눈치 보기가 예상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6,8공구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6,8공구 전경.

주택담보대출과 총부채상환비율 제한 은행도 대출 꺼려

경제청이 공고한 A9블록(송도동 396-1번지)은 6만7774.3㎡(약 2만500평) 면적에 매각 예정가격은 2372억원(평당 1157만원)이이고, A17블록(송도동 396-11번지)은 10만4556.1㎡(약3만1628평) 규모로 매각 예정가격은 3445억원(평당1089만원)이다.

지난해 7월 인천시가 매각한 송도6공구 A10블럭(10만2444.6㎡)의 경우 예정가격 2748억 원에 입찰을 실시했는데, 평당 1617만 원인 5012억 원에 매각됐다. 예정가격 낙찰률은 무려 186%에 달했다.

6.17부동산대책 발표 전 서울 부동산규제 정책에 따른 풍선효과로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는 예정가격 대비 최소 200%를 써내야 하고, 안정적으로 낙찰을 받으려면 220% 안팎으로 입찰가격을 써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A9블록(송도동 396-1번지) 예정가격 2372억 원에 220%를 적용하면 5200억 원으로, 평당 약 2536만 원이고, A17블록 예정가격 3445억 원에 220%를 적용하면 7580억 원으로 평당 약 2396만 원에 달한다.

두 필지의 땅값만 대략 2400~2500만원이다. A9블록은 1068세대이고, A17블록은 1496세대이다. A9블록에서 땅값(5200억 원)만 분양가에 반영하면 세대 당 평균 4억8690만 원이다. 이를 기본평형인 105.7㎡(32평)에 적용하면 건설비와 이윤(시행사와 시공사 이윤)을 포함한 분양 가격은 약 7~8억 원으로 추산된다.

송도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9억 원 이하라고 해도 주택담보대출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이 50%로 묶이기 때문에, 앞서 6공구 랜드마크시티처럼 분양 위축이 예상된다.

올해 8월 입주 예정인 랜드마크시티는 실수요자는 1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투기수요라는 얘기다. A씨는 4억2000만 원에 나온 34평형짜리에 피(fee)로 1억8000만 원을 주고 6억 원에 매입한 뒤,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갔는데 대출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이 같은 상황은 A9, A17블록 부동산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라, 공매 입찰 시 시행사와 시공사의 상당한 낙찰률 눈치 보기가 예상된다. 섣불리 높은 낙찰률에 입찰가격을 제시했다간 부동산경기 위축에 따라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인천경제청이 입찰 예정가격을 낮추기도 난처하다. 인천경제청은 감정가격을 토대로 각각 평당 1157만 원과 1089만 원에 입찰을 시작키로 했다. 이번 인천경제청 공매가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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