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피켓 시위 벌여
피켓 시위와 고충처리 제기에도 병원 변화 없어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가천대 길병원이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의 상황에서도 '시설관리팀 직원들의 위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노조로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는 아침·점심·저녁 등 하루 3번 길병원 곳곳에서 “감염 예방 무시하는 시설팀 위생문제 해결하라” 문구와 부서장의 노조 탈퇴 강요 행위 등을 비판하는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1월 길병원은 간호사들의 피묻은 근무복을 집에서 세탁하게 해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또한 시설팀 직원들이 30명에 달하지만 곰팡이 핀 탈의실과 오폐수 처리장 옆에 임시로 지어놓은 열악한 샤워실에서 근무 후 씻도록 한 사실이 보도돼 비판을 받았다.

노조의 개선 요구와 언론 보도에 병원측은 임시 탈의실과 샤워실을 철거하고 다른 곳에 탈의실을 마련해 직원들이 이용하도록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강수진 지부장이 시설팀 위생 문제 해결과 노조 탈퇴 강요 중단 등을 촉구하며 길병원 내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강수진 지부장이 시설팀 위생 문제 해결과 노조 탈퇴 강요 중단 등을 촉구하며 길병원 내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병원측이 마련한 탈의실은 성인남성 12명이 이용하기에는 좁은 10m²(3평) 크기에 불과했고, 샤워실은 옷 갈아 입을 곳도 없는 300m 떨어진 곳으로 이전시켜 시설팀 직원들은 목욕바구니에 신발과 옷, 샤워용품을 넣어 들고 오염된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상황에 처했다.

또한, 병원측은 시설팀 직원들이 오염된 근무복을 세탁할 곳이 없어 직접 구해 설치한 세탁기를 철거해 다른 곳으로 옮겼으며, 야간 근무 중 잠시 쉴 수 있게 설치했던 쇼파도 철거했다.

시설팀 직원들은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23일 병원측에 고충처리를 제기했지만,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는 부서장들의 노조 탈퇴 강요 행위가 여전하다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강수진 지부장은 “직원들의 고충처리 제기에도, 노조의 여러 대안 제시에도 병원측은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수년 째 시설팀 직원 탈의실과 샤워실을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다가, 언론 보도가 나가자 언론과 노조 탓만 하며 직원들의 고충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설팀 직원 위생 문제와 휴식 공간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문제는 노동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라며 보건의료노조 출범 후 계속되는 노조 탈퇴 강요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길병원 관계자는 “탈의실과 샤워실은 설치를 한 것인데,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은 알지만 병원 상황 상 직원들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탈퇴 강요행위는 병원과는 무관한 일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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