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실·샤워실 이용도 열악 … 고충처리 제기에도 병원 ‘묵묵부답’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가천대 길병원이 코로나19로 비상의 상황에서 시설관리팀 직원들의 위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설관리팀 직원들이 병원측에 관련 고충처리를 제기했지만 병원측은 묵묵부답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는 21일 소식지를 통해 “길병원 모든 직원들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시설관리팀 직원들의 위생은 외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시설팀 직원들이 보건의료노조 설립에 앞장서고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시설관리팀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통제소를 설치하고 안심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감염 예방을 위한 것 아닌가, 시설관리팀 직원들이 안전하지 않으면 길병원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길병원 시설관리팀 직원들이 좁은 탈의실을 이용하고, 목욕바구니를 들고 샤워실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길병원은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던 지난 1월 간호사들의 피묻은 근무복을 집에서 세탁하게 해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또한 시설관리팀 직원들이 30명에 달하지만 곰팡이 핀 탈의실과 오폐수 처리장 옆에 임시로 지어놓은 열악한 샤워실에서 근무 후 씻도록 한 사실이 보도돼 비판을 받았다.

노조의 개선 요구와 언론 보도에 병원은 임시 탈의실과 샤워실을 철거하고 다른 곳에 탈의실을 마련해 직원들이 이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노조는 “성인남성 12명을 약 10m² 크기의 탈의실을 이용하게 하고 샤워실은 옷 갈아 입을 곳도 없는 500m 떨어진 곳으로 이전시켜 목욕바구니에 신발과 옷, 샤워용품을 넣어 들고 오염된 옷을 입고 돌아다니게 했다”며 개선이 아닌 더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염된 근무복을 세탁할 곳이 없어 직원들이 세탁기를 구해 수리해서 사용해왔는데 세탁기 마저도 이유없이 철거하고, 야간 근무 중 몸을 잠시 쉬게 놓았던 쇼파도 이유없이 철거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설관리팀 직원들은 이달 초 병원측에 고충처리를 제기했지만, 21일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길병원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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