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취재] 해외 국제스포츠대회 개최지를 가다 … 중국 선전시

중국 선전시는 지난 8월 하계 유니버시아드(이하 U)대회를 개최했다. 선전U대회의 시설물과 준비 과정 등을 살펴봤다. 우리나라 광주광역시에서 2015년 하계 U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선전U대회에서 벤치마킹할 것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전U대회, 역대 최대 규모

▲ 중국 선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주경기장.
선전은 중국 광동성 남부 주장(珠江) 동쪽 홍콩과 경계를 이룬 지역이다. 인구는 1500만명으로 중국의 첫 번째 경제특구로 1980년 지정됐다.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로 알려져 있다.

선전U대회는 올해 8월 12일부터 12일 동안 개최됐다. 152개국, 1만 603명(선수 7132명ㆍ임원 3471명)이 참가한 대회의 슬로건은 ‘스타트 히어(Start Here)’로 ‘모든 것이 선전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육상ㆍ축구ㆍ태권도 등 24개 종목이 선진 유니버시아드 스타디움(Shenzhen Universiade Stadium) 등 경기장 63곳에서 열렸다. 선전시 롱강구에 있는 유니버시아드센터는 메인스타디움(6만여석)과 농구장(1만 8000여석), 수영장(3000여석), 시민건강광장, 종합서비스센터, 뉴스지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총6300억원이 투입된 이곳은 대회 이후 시민체육시설과 대형경기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자원봉사자 등록 인원만 120만명이었다. 이중 활동한 자원봉사자는 26만명에 달했다. 대회 장면은 유로스포츠ㆍ폭스티비(TV)ㆍ러시아 국영 티비 ‘아르티아르(RTR)’ 등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해외에서 언론인 500명이 온 반면, 한국에서는 1명만 취재활동을 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중국 정부 전폭적 지원

중국 정부와 선전시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32조원을 쏟아 부었다. 중국 정부와 광동성, 선전시가 투자했다.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보면 사실상 정부에서 전액 투자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중국 개방 정책의 선두주자와 개척자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젊고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비즈니스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특히 개막식에 국가 최고 권력자인 후진타오 주석이 직접 참석해 국가적인 이벤트로서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

선전시는 2007년 1월 17일 제26회 하계 U대회 개최도시로 선정된 뒤 4년 7개월 동안 경기장과 시설, 교통, 경기운영시스템, 선수촌, 호텔 등 대회 개최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구축했다.

대회를 위해 지하철 5개와 ‘광저우-선전’ 고속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을 대폭 신설했고, 전체 63개 경기장 중 21개를 새롭게 지었다. 이외에도 도심외곽지역(롱강구)을 집중적으로 개발했다. 개막식을 위해 선전만체육센터을 신축했고, 폐막식은 테마파크 ‘더 윈도우 오브 더 월드(The window of the world; 세계의 창) 특설무대를 활용했다. U대회 개최를 통해 도시를 새롭게 재창조한 셈이며, 중국의 발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싶은 중국 정부의 의도였다.

선수촌을 대학 기숙사로 활용

▲ 선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선수촌. 현재는 선전정보기술대학 기숙사로 사용된다.
심천시 중심가에서 차량으로 40분가량 떨어진 곳에 국립대학인 선전정보기술대학이 있다. 이곳에서 U대회 기간 동안 배드민턴과 축구 경기가 진행됐고, 종합청사와 선수촌, 선수식당 등 U대회 관련시설들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설들은 현재 선전정보기술대학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U대회 선수촌은 대학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다.

심천시는 기존의 선전정보기술대학교 부지 내에 추가로 U대회 관련 경기장과 시설물을 배치, ‘대학스포츠 축제’라는 의미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학에서 신청한 뒤 중국 정부와 심천시에서 예산을 투입해 관련 경기장과 시설물을 건립했다.

현재 소유권을 대학이 갖고 운영하고 있다. 선전정보기술대학 관계자는 “이곳의 시설물은 현재 대학생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향후 시민 활용 부분 등에 대해서는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U대회 선수촌으로 사용된 2만명 투숙 규모인 기숙사에는 현재 대학생 45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며 “U대회 선수촌이라는 이미지와 교육환경 개선 등으로 우리 학교에 들어오려는 학생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전시는 선수단의 교통편의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다. U대회 전용차선을 만들고 입장권 소지자에게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했다. U대회 전용도로와 전용번호판 운영으로 교통 체증도 예방했다. 이밖에 대회 기간에 오페라ㆍ음악ㆍ댄스ㆍ오케스트라 등 공연을 23회 열었고, 미술품(서예ㆍ유화)을 전시했고, U대회 문화공원도 신축했다.

“광주U대회도 선수단과 응원단 위한 교통대책 필요”
[인터뷰] 선전 한인상공회 허병하 회장

▲ 선전 한인상공회 허병하 회장.
선전시에서 허병하(사진) 선전 한인상공회장을 만나 선전U대회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았다.

허 회장은 “중국 정부는 국제스포츠대회를 도시 기반 확충과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한 최고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며 “행사를 앞두고 중국 정부는 지하철 개통을 서두르고 도시 청결 등에도 엄청난 돈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전은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U대회 전용차로를 신설하고 입장권 보유자에게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줬다”며 “광주U대회도 선수단과 응원단을 위한 교통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허 회장과 한인상공회는 선전U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지원본부와 민관합동위원회를 구성,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자발적으로 모금활동까지 벌여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교육과 입장권 구입, 한국 선수단 응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해냈다.

마지막으로 허 회장은 “한국에서는 일부 언론에서만 취재를 오는 등, 세계적인 대학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우리와 같은 교포들은 낙이 없는데, 짝사랑만 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아쉬워했다.

※이 공동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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