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 우려 표명

▲ 대우자동차판매(주)와 인천지역 시민단체 등은 2008년 11월 부평역에서 GM대우차 타기 운동을 진행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인천의 대표적 향토 기업인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이하 대우자판)가 자금난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가운데, 영안모자가 대우자판 판매부문을 따로 떼어내 인수키로 했다. 영안모자의 인수를 놓고 인천지역 시민사회에선 매각과정이 투명해야하고 고용보장이 우선시돼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안모자 계열사인 대우버스는 11월 29일 기업분할 방식으로 새로 설립되는 대우자판의 자동차판매부문 인수를 위해 대우자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우버스는 배타적 우선협상 대상자로서 유상증자와 영업채무의 출자전환 등을 통해 대우자판 신설법인 지분을 51% 이상 취득하기로 했다.

대우자판 내에서는 영안모자와 인수경쟁을 벌였던 홍콩계 투자 펀드로 알려진 ‘아지아펀드’의 인수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높았다. 아지아펀드는 산업은행 안보다 더 많은 신규 현금 투자로 필요 시 부채를 더 갚을 수 있다고 밝혀왔고, 영안모자의 300억원 출자보다 많은 800억원 투자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또한 아지아펀드는 쌍용자동차 인수자인 마힌드라와 원칙적으로 사업을 같이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직원 고용이 포괄적으로 승계될 것으로 기대됐다. 영안모자가 인수할 경우 자동차판매부문 600명 가운데 100여명만 재취업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영안모자 계열사인 대우버스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대우자판에는 정리해고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우버스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실업극복인천본부와 인천여성노동자회 등 인천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5일 ‘밀실매각 즉각 중단과 공개입찰 실시, 고용안전 보장’ 등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인천의 대표적 기업인 대우자판을 위해 IMF 때부터 대우차 살리기 운동, 그리고 최근의 GM대우차 사랑운동에 이르기까지 아낌없는 지원과 노력을 해왔다”며 “산업은행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매각과정을 통해 대표적 지역기업인 대우자판을 회생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산업은행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공개입찰매각이 법률로 정해져 있음에도 밀실매각을 추진하고, 특정기업에 수의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우자판의 지역경제 공헌도 등을 고려해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해 투명한 공개입찰과정을 거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대우자판에 투자할 회사는 인천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담보해야하며, 매각 시 직원들의 고용안정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최근 이동호 대표이사가 사임함에 따라 박상설 건설부문 대표이사를 통합 대표이사로 선임한 대우자판은 인천 송도부지에 건립하려는 아파트의 세대수를 늘려달라고(2200세대) 인천시에 요청해, 특혜시비가 다시 일고 있다. 대우자판은 부동산 경기침체를 감안해 대형 평수를 줄이고 중소형 평수를 늘려 공급하겠다는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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