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굴포천 상류 복개구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2>

 

 <편집자주> 인천시는 하천 살리기 일환으로 지난 2006년부터 정비 공사를 시작해 약4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부평구청부터 부천시 경계까지 굴포천 하류 6.6㎞구간을 자연형하천으로 조성했다.

자연형하천 조성공사는 썩은 물이 고여 있던 굴포천 밑바닥을 준설한 뒤, 부평구청 앞에 오수 차집시설을 설치해 복개구간 오수를 차집하게 한 다음 서울 풍납취수장으로부터 한강 물을 끌어와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2008년 10월 완료됐다.

하지만, 중상류지역 복개구간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는 자연형하천의 면모를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특히 일정량의 비가 오면 오수 차집시설이 제 기능을 못해 굴포천 중상류의 오수 등 오염물질이 하류로 흘러넘친다.

이로 인해 투자한 비용에 비해 기대만큼 실효를 거두고 있지 못하며, 중상류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자연형하천은 요원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복개구간도 하천으로 복원해야한다는 이야기다. 굴포천의 현 실태와 타 지역 하천 복원 사례를 살펴보면서 굴포천의 복개구간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모색해보고자 한다.

 

#기분 좋은 상상 

▲ 굴포천의 발원지로 알려진 가족공원 내 칠성약수터.

화창한 토요일 오후 철수와 영희는 부평문화의 거리에서 만났다. 점심이 한참 지난 때라 우선 떡볶이와 튀김으로 요기를 한 뒤, 쇼핑을 했다. 그리고 부평공원으로 향했다. 주말이면 둘은 부평공원에서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곤 했다. 문화의 거리에서 횡단보도로 부평대로를 건너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 부평공원으로 가는 길은 멀지 않다.

특히 롯데백화점 앞으로 흐르는 맑은 물줄기를 따라 걷는 길은 한낮인데도 그리 덥지 않다.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 사진을 찍고 있는 연인, 이야기를 나누는 노인들…. 참 여유로운 주말 오후다.

물줄기는 부평공원 옆을 지나 가족공원(옛 부평묘지공원)까지 이어져있다. 또한 철수와 영희가 거슬러 올라왔던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고 동아아파트 단지 옆을 흘러 부평구청과 갈산동, 삼산동을 옆에 끼고 저 멀리 한강으로 흘러간다. 부평 도심으로 흐르는 물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호봉산 6보급창 군부대 안에서 시작해 산곡남초등학교와 미군기지 옆으로도 맑은 물이 흘러 내려온다. 산곡천이라고 불리는 이 물줄기는 세림병원 옆에서 가족공원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줄기와 만난다.

#상상이 아닌 기억

▲ 가족공원에 최근 조성된 저수지.

 이런 기분 좋은 상상이, 90년대 이전(?)부터(하천이 언제 복개됐는지 정확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부평에서 살아온 이들에겐 상상이 아닌 기억과 추억으로 남아있다.

“굴포천에 대한 추억 중 물놀이는 제일 재미있는 기억 중 하나다. 요즘은 수영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헤엄치러 간다고 했다. 우리 동네 삼능(부평2동 동수역 일대)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는 주로 두 곳이었다. 지금의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옆과 부평공원 건너편이 그 한 곳이다.

폭도 넓으며 수심도 가장 깊었던 듯하다. 그 곳을 사이에 두고 상류에는 신촌이, 하류에는 다다구미(평화촌)가 있었다. 두 마을 모두 일제의 조병창과 조병창이 철수한 자리에 진주한 미군부대가 만들어 놓은 신시가지였다. 강대국 사람과 물자가 몰리면 그에 맞는 피지배민의 잔상들이 무리를 이룬다.
 

▲ 굴포천 복개시점. 가족공원 입구 부근에 위치해있다.

자기 땅이 없으니까 하천 밑에 기둥을 대고 수상가옥처럼 천변에 판잣집이 죽 늘어서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류 신촌 쪽의 오물을 피할 수 없었을 텐데, 그때는 몰랐나 보다. 물놀이 장소 중 또 다른 곳은 지금은 비워진 부평6동 경찰학교 옆 하천(=동수천)이었다. 그 하천은 굴다리(부평5동) 옆을 지나 지금의 부개2동 쪽으로 흘렀는데, 모두 복개돼서 원형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만월산 약수터에서 내려온 이 하천을 찾는 이유는 캠프마켓 옆 하천은 우리 마을이 아니기 때문에 무리지어 갈 때만 모였던 까닭이다. 그래서 우리끼리 소규모로 갈 때는 경찰학교 옆 개천을 이용했던 것이다. 내가 아는 부평에 복개된 하천 지류는 대여섯 개 된다. 복개된 하천은 하천이 아니라 하수도로 분류되고 있다”(부평역사박물관 이범호 관장)

#잊힌 하천들을 찾아

▲ 부평공원 옆 굴포천 복개 도로.

▶굴포천 상류 = 여기선 굴포천 상류를 굴포천의 발원지인 가족공원의 칠성약수터에서 부평구청 앞까지로 한다. 굴포천은 부평동 평온길 부근을 복개시점으로 해서 부평구청 앞까지 복개돼있다. 그 길이는 3460m다. 인천시는 최근까지 가족공원 조성 공사를 통해 가족공원 안에 수변 공간(사진 참조)을 꾸몄다.

그 물줄기는 가족공원 입구에서 하수도로 사라진다. 굴포천의 복개구간은 전부 주차장과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상류 쪽에서 보면 좌측은 공동주택(28%)이, 우측은 단독주택(41%)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2006년 현재) 복개구간의 도로는 부평공원 옆길과 여명길로 이용된다. 도로의 총길이는 1154m이며, 복개구간의 34%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거의 다 주차장이다.

▶청천천 = 천마산에서 발원해(효성동에서 가정오거리로 넘어가는 길 위 군부대 안에 위치) GM대우 부평공장과 갈산역을 지나 갈산동 한국아파트 동북쪽 모서리 부분에서 굴포천과 합류한다. 하천 길이는 6160m에 달한다. 제1경인고속도로 밑을 거쳐 청천동에서 복개가 시작됐다. 약 200m를 지나면서 원적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합수하며, 또 약 300m를 지나면서 장수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합수한다. 약 3008m가 복개돼있고, 복개구간은 주로 도로와 주차장으로 이용된다.

여기선 굴포천 상류를 굴포천의 발원지인 가족공원의 칠성약수터에서 부평구청 앞까지로 한다. 굴포천은 부평동 평온길 부근을 복개시점으로 해서 부평구청 앞까지 복개돼있다. 그 길이는 3460m다. 인천시는 최근까지 가족공원 조성 공사를 통해 가족공원 안에 수변 공간(사진 참조)을 꾸몄다. 그 물줄기는 가족공원 입구에서 하수도로 사라진다. 굴포천의 복개구간은 전부 주차장과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상류 쪽에서 보면 좌측은 공동주택(28%)이, 우측은 단독주택(41%)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2006년 현재) 복개구간의 도로는 부평공원 옆길과 여명길로 이용된다. 도로의 총길이는 1154m이며, 복개구간의 34%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거의 다 주차장이다. 천마산에서 발원해(효성동에서 가정오거리로 넘어가는 길 위 군부대 안에 위치) GM대우 부평공장과 갈산역을 지나 갈산동 한국아파트 동북쪽 모서리 부분에서 굴포천과 합류한다.

하천 길이는 6160m에 달한다. 제1경인고속도로 밑을 거쳐 청천동에서 복개가 시작됐다. 약 200m를 지나면서 원적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합수하며, 또 약 300m를 지나면서 장수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합수한다. 약 3008m가 복개돼있고, 복개구간은 주로 도로와 주차장으로 이용된다.

 

▲ 롯데백화점 부평점 앞 굴포천 복개 주차장.

▶세월천 = 원적산 석천약수터와 삼천약수터에서 발원해 원적산공원 끝자락 원적산 등산로 입구에서 두 물줄기가 합수하며, 원적산공원 가장자리를 돌아 원적산 북서쪽에서 발원한 다른 물줄기와 만나 산곡동 거산아파트에서 복개구간으로 흘러들어가 GM대우 부평공장을 동서로 흘러 GM대우 정문 건너편 굴포천으로 흐른다. 1963년에 발행한 지도를 보면, 세월천은 지금보다 북쪽인 청천천으로 합류됐으나, 대우자동차와 부평4공단을 조성하면서 물길을 지금 형태로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천의 복개구간은 1813m로 대부분 도로로 이용된다. GM대우 홍보관 주차장을 지나 복개가 끝나는데, 조립사거리까지 정원수 등으로 인공조경했다. 조립사거리 이후부터는 건물로 인해 수로형태로 정비됐다. 공장건물이 끝나는 지점부터 동쪽 정문까지 도로 등으로 복개됐으며 정문 밖 도로를 가로질러 굴포천과 만난다.

원적산 석천약수터와 삼천약수터에서 발원해 원적산공원 끝자락 원적산 등산로 입구에서 두 물줄기가 합수하며, 원적산공원 가장자리를 돌아 원적산 북서쪽에서 발원한 다른 물줄기와 만나 산곡동 거산아파트에서 복개구간으로 흘러들어가 GM대우 부평공장을 동서로 흘러 GM대우 정문 건너편 굴포천으로 흐른다.

1963년에 발행한 지도를 보면, 세월천은 지금보다 북쪽인 청천천으로 합류됐으나, 대우자동차와 부평4공단을 조성하면서 물길을 지금 형태로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세월천의 복개구간은 1813m로 대부분 도로로 이용된다. GM대우 홍보관 주차장을 지나 복개가 끝나는데, 조립사거리까지 정원수 등으로 인공조경했다. 조립사거리 이후부터는 건물로 인해 수로형태로 정비됐다. 공장건물이 끝나는 지점부터 동쪽 정문까지 도로 등으로 복개됐으며 정문 밖 도로를 가로질러 굴포천과 만난다.

 

▲ 동아아파트 단지 옆 굴포천 복개 주차장.

▶산곡천 = 호봉산 6보급창 군부대 안에서 발원해 산곡남초등학교, 미군기지 옆길, 청천2동 세림병원 앞 공영주차장 아래 복개구간에서 굴포천에 합수된다. 총길이는 2190m다. 군부대 안에서 복개가 시작돼 미군기지 옆 약 100m 구간만 복개되지 않았다. 청천2동 마장경로당 앞 미복개구간은 현재 복개공사가 거의 완료됐다. 미군기지와 산곡4동 경남4차아파트 사잇길에는 1998년 하수관거공사를 했다는 표시가 있다.

▶동수천 = 1963년 판 지도를 보면, 동수천은 만월산 인천성모병원(옛 성모자애병원) 뒤쪽, 경찰학교 뒤, 만월산터널 부근에서 각각 발원해 그 물줄기가 동수교회 옆 사거리에서 합수돼 경인전철 아래를 흘러 부개역 인근까지 뻗어온 동부간선수로를 교차해 지금의 부개주공아파트 인근 호수형태의 내륙습지가 잇는 곳으로 흘렀다.

지금은 구산초등학교 근처 부개주공 뉴서울아파트 옆 배수펌프장으로 흘러들어가나, 길주로 건너편 삼산택지 내 공원에 또 하나의 배수펌프장 형태가 있어 여기서부터 뻗은 복개수로가 굴포천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를 띄고 있다. 복개연장은 3377m이고, 모든 구간이 복개돼있어 하천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목수천 = 목수천은 부평구와 계양구 두 개의 행정구역에 속해있는 굴포천의 지류로 기타하천에 속한다. 계양구 효성1동 산36-1번지에서 시작해 굴포천 삼산동 지역으로 흘러든다. 복개연장은 4825m다. 총82%가 도로로 이용된다. 중간에 240m 정도 하천이 열려있는데, 이 부분은 부평구 관할이다.

이밖에 계양문화회관 부근 약수터에서 발원해 망동산을 거쳐 병방동에서 굴포천과 합류하는 총연장 4946m의 계산천이 있다. 계산천은 행정구역상 계양구에 속하며, 전 구간이 전면복개 형태로 대부분 도로로 이용된다.

#굴포천 상류 복원 타당성 가장 높아

▲ 굴포천과 산곡천이 합류하는 부평구청 앞 복개 주차장.

  

▲ 부평구청 옆 굴포천 복개종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은 현재 굴포천, 나진포천, 공촌천, 승기천, 장수천 등 복개된 인천의 하천을 살리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중 굴포천의 복원타당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최혜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사무국장은 “굴포천의 복개구간은 반 이상이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주차장은 복원 시 민원발생이 적다. 또한 상류 복개구간의 도로는 재개발 예정지역으로 지정돼 대체도로나 우회도로를 산정할 필요가 많지 않다”고 복원 타당성이 높은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복개구간을 열어 환경적인 녹지와 수계를 연결한다면 부평공원, 반환 예정인 미군지지와 어울려 인천의 명소가 될 것”이라며 “만월산 가족공원 안에 인공습지 등을 조성해 집중호우 때 물을 저장하는 등 유지용수 확보 방안도 연구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범호 부평역사박물관 관장은 “지금 내가 기억하는 굴포천의 지류만 해도 여러 개 있다. 복개천이라 하지 않고 ‘잊힌 하천’이라고 말하는 것은 ‘물’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잊힌 하천을 살려내기 위해 난제가 많겠지만 각계의 의견과 지혜를 모아야한다. 지금 당장보다는 10년, 20년을 바라보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인지 방법이나마 정해 놓고 가보는 게 어떠냐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 미군기지와 산곡4동 경남4차아파트 단지 사이 산곡천 하수관거.
▲ 현재 복개공사가 거의 완료된 청천2동 마장경로당 앞 산곡천.

<참고> 인천 복개하천 조사보고서(2006.12. 인천녹색연합)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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