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방사광 가속기, 전남?충북 공정경쟁”
상대후보 “집권 여당의 인천 송도 일방 배제”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구을 정일영 후보가 낸 ‘방사광 가속기 유치’ 공약이 전남과 충북 양자대결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정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유치사업과 관련해 집권여당이 전남과 충북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한다고 발표하며, 인천 송도는 사실상 배제됐다.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유치사업은 연수구 송도 11공구 사이언스파크 내 13만8843㎡에 방사광 가속기를 유치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국비 8000억 원을 포함해 1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정일영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발송한 공보물 10면 갈무리

그런데 인천경제청이 지난 7일 공모 주체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유치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고 판단해 유치를 포기했다.

인천경제청 서비스산업유치과 관계자는 “당초 송도 11공구 2단계 용지 약 13만8843㎡를 사업 토지로 검토했다. 그러나 기본요건인 25㎡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신청하지 포기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8일 오전 광주를 찾아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를 나주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이자 집권여당 대표가 ‘방사광 가속기’ 유치 사업에서 인천 송도의 경쟁도시인 전라남도 나주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미래통합당 충북도당은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고, 민주당 충북도당 역시 정치 쟁점화를 우려해 긴급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즉각 ‘이 대표 발언 관련 정정사항’ 공지문에서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 유치에 ‘충청북도와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발언이 생략된 것”이라고 정정했다.

그런데 이 같은 정정 공지문에서도 인천 송도가 빠지면서, 집권여당의 인천 송도 배제가 사실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애초에 조건이 맞지 않아 불가능한 사업을 공약으로 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쟁 후보인 이정미 후보 측은 성명서를 내고, “정 후보는 그동안 힘 있는 집권 여당의 후보임을 강조하며 방사광 가속기 송도 유치를 공약했다”고 한 뒤 “시작도 못해 보고 당 대표에게 물 먹는 일이 벌어졌다. 집권 여당의 힘 있는 후보가 아니라 찬밥신세 힘 없는 후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치 조건으로 제시한 최소 부지에도 해당 되지 않은 사업을 여당 후보임을 강조하며 기본적 내용도 파악하지 않고 공약을 제시했다는 것부터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며 “정 후보는 당 대표가 송도를 배제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선심성 공약으로 주민에게 실망 드린 점을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같은 경쟁 후보인 통합당 민경욱 후보 역시 민주당의 인천 패싱을 비판했다. 민 후보는 “이해찬 대표의 발언은 특정 지역을 제외한 타 지역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정정문에도 인천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대표가 부산을 방문해 했던 ‘공공기관 이전 약속’ 관련해서도 “집권여당이 인천 패싱을 넘어 인천을 공공기관 불모지로 만들려고 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뒤 “인천 시민은 하나된 목소리로 인천 내 공공기관의 외부 이전을 막을 것이며, 민주당 소속 인천 후보자들은 이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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