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천시당, “인천 비하 망언 버릇 또 도져”
정의당 이정미, “통합당 ‘막말’ 전염 연수구에서 심판”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말이 곧 정치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망언이 선거를 흔들었다면, 2020년 총선은 미래통합당 후보의 ‘인천 촌구석’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31일 연수구갑 미래통합당 정승연 후보 사무실을 유승민 의원이 방문해 정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 연수갑에 출마한 통합당 정승연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기 위해 찾아온 통합당 유승민 국회의원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인천을 ‘촌구석’이라고 표현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 후보는 자신의 연수구 선거사무실을 방문한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을 소개하며 “제가 평소에 정말 존경하는 유승민 대표님께서 이렇게 인천 촌구석까지 방문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유 의원을 맞이하는 인사를 건네는 과정에서 겸양의 뜻을 담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한 번 뱉은 말은 담기 어려운 법이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 정의당은 일제히 통합당의 ‘막말’이 도졌다며, 후보사퇴를 촉구하는 등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1일 성명을 내고 “‘인천 촌구석’ 표현은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에 상처받은 인천시민의 마음에 소금뿌린 망언으로 300만 인천시민들은 분노한다”며 “정승연 후보는 즉각 사죄하고 의원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세월호 망언, ‘이부망천’, ‘호떡’ 공천에 ‘촌구석’ 망언까지. 한국당에서 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옷만 갈아입었지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며 “국정농단 적폐세력으로 촛불의 심판을 받은 한국당의 후예다운 공천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부연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또한 성명을 내고 ‘이부망천’을 언급한 뒤, “한국당과 통합당 후보들의 인천 비하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통합당은 인천시민들에게 막말로 상처를 준 정 후보의 후보자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나아가 “정승연 후보가 인천시민들이 받은 상처를 진정성 있게 위로하려고 한다면 유일한 방법은 후보직을 사퇴하고 ‘석고대죄’하는 것뿐이다”며 “통합당의 결단과 정 후보의 사퇴가 없다면 반드시 막말에 대해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의 주요 정당도 일제히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윤관석 위원장)은 1일 “통합당의 인천 비하 망언 버릇이 또 도졌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인천에서 삶의 터전을 두고 생활하는 인천 시민들한텐 자존심을 짓밟는 발언이다. 인천 시민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하는 후보로서는 해서는 안 될 발언이다”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인천선대위원장 또한 “통합당의 인천 무시 ‘막말’ 병이 도졌다”며 “인천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자기 시민을 이토록 우습게보면서, 어떻게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고 말할 수 있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의원은 “이번 막말은 예견된 것이다. ‘막말’은 전염될 수밖에 없다. 한국 정치의 독보적인 ‘막말’ 정치인 민경욱 의원을 후보 교체 3번 끝에 연수을 후보로 결정했을 때, 통합당의 ‘막말’ 정치는 고삐가 풀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통합당의 막말을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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