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협의 한 적 없다. 문제 소지 있어”
김진용 예비후보 “실무협의 마쳐 문제없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연수구갑 예비후보인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출판한 책을 두고 ‘저작권법 위반’ 의혹이 일고 있다.

김 전 청장은 1월 15일 연수구 라마다 송도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책 제목은 ‘반얀트리 아래에서 도시에 꿈을 심다’이다. 그리고 5일 뒤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연수구갑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출판기념회를 한 책이 ‘저작권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저작권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경제청장을 지내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한다고 홍보하면서 총선에 출마하려는 사람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용 미래통합당 연수구갑 예비후보가 출판한 책과 김진용 예비후보.

이 책은 사진을 중심으로 김 전 청장의 생각을 기술한 포토에세이 형식을 갖췄다. 그렇다보니 책에서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런데 게재한 사진 대부분에 출처를 표시하지 않았다. 출판물 발행 시 저자 본인이 찍은 사진이 아닌 이상 사진 저작자에게 동의를 구해야하며, 출판물에 출처 또는 제공자를 명시하는 게 관례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저작권위원회도 출판물 발행을 위해 필요한 사진이 다수 있을 경우라도 저작자 개개인의 허락을 받아 이용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공 저작물의 경우 유형에 따라 저작권자와 협의가 필요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출처 표기는 반드시 해야 한다.

김 전 청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저작권이 있는 사진 60여 장을 책에 사용했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관련 사진도 10여 장 사용했다. 송도국제도시 내 대학 전경 사진 등도 다수 사용했다.

인천경체정창 재임 시절 본인이 찍힌 사진을 제외하고도, 전문가가 드론이나 광각렌즈 등을 이용해 찍은 사진이 많이 실려 있다. 이 사진들에 출처 표기가 돼있지 않다.

책의 마지막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재직 중에 있을 때 김진용이 확보한 사진으로 구성했다’고만 돼있다.

재임 중 취득한 사진 등을 개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은 공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도덕적 해이로 보일 수도 있다. 이 책의 정가는 1만5000원이며, 출판기념회에서 상당수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과 송도국제도시 대학 전경 사진 등은 인천경제청장의 직무와 상관없는 사진이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청장이 퇴임하면 재임 시절 청장이 찍힌 사진을 퇴임 선물로 제공하기도 한다”고 한 뒤, “인천경제청이 소유한 사진은 공공 저작물로 동의 없이 사용이 가능하지만, 출처 표기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사진을 저작물로 사용하기 위해선 협의를 거치는 것이 맞다. 출처 표기도 당연히 해야 한다”고 한 뒤, “김 전 청장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제안이나 요청이 없었다. 출처 표기가 없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청장은 “책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후보가 모든 것을 챙길 순 없다. 실무진에 저작권 관련해 문제가 없게 처리하라고 신신당부했다”며 “실무진이 인천경제청 담당자와 협조해 잘 처리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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