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인하대, 한국 대학 교육 수출 1호
한국 최초로 외국에 국내 대학 학위 수여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하대학교(조명우 총장)가 중앙아시아의 민간 외교 거점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인하대는 지난 26일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에게 국내 학위를 수여했다.

인하대가 한국 최초로 대학 교육 해외 수출에 성공하며 국제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중앙으로, 중앙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한국 정부의 신북방정책의 교두보로 평가 받는다.

타슈켄트 인하대(IUT, Inha University in Tashkent)는 인하대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설립한 대학이다. 학교 인프라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투자했고, 교육 과정은 인하대가 맡고 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왼쪽 세번쨰)과 무자파 잘랄로브(Muzaffar Djalalov, 왼쪽 첫번째) IUT 총장이 26일 우즈베키스탄 IUT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회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학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인하대는 지난 26일 타슈켄트 인하대 국제회의장에서 인하대 학위를 수여하는 첫 졸업식을 진행했다. 국내 대학 학위를 해외 대학 졸업생들에게 수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졸업식에는 졸업생 202명과 가족?친지 500여 명을 비롯해 조명우 인하대 총장, 무자파 잘랄로브(Muzaffar Djalalov) IUT 총장, 우즈베키스탄 슈흐라트 사디코프 정통부 장관과 콘그라프 사리에포프 우고등교육부 차관,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강재권 주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 인하대?IUT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인하대는 교육부가 2019년부터 ‘프랜차이즈 교육 방식’을 허용하자 지난해부터 본교 전임교원 8명을 현지로 파견하고 IUT에서 4학년을 다 마치면 인하대 본교 졸업생들과 동등한 학위를 받는 ‘4+0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난해 졸업생은 IUT 학위였으나, 올해 졸업생부턴 인하대 학위가 수여되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교육 방식이란 외국대학에 국내대학의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국내 학위수여를 허용하는 제도다. 국내 대학이 교육과정 제공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로 진출하고, 국내 고등교육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가 시행했다.

인하대 학위를 받으려면 지난해까지 ‘3+1 방문교육 프로그램(3+1 Joint Program)’에 따라 3년은 IUT에서, 나머지 1년은 인하대에서 다녀야 했으나, 올해부턴 4년을 모두 IUT에서 다녀도 인하대 학위가 수여된다.

조명우 총장은 “우즈벡 학생들이 IUT를 졸업해 인하대 학위를 받으면 우즈벡에 진출한 한국기업 등에 취업하는 게 유리해 지는 등 앞으로 한국과 우즈벡 간 경제협력과 각종 민간 교류협력에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IUT는 인하대가 국내 다른 대학과 차별된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IUT는 인하대와 한국 교육부, 우즈벡 정부가 협력해 2014년 10월 개교했다. 당시 입학생 116명으로 시작해 현재 1556명이 다니는 우즈벡 IT분야 최고의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컴퓨터공학과와 정보통신공학과를 비롯해 물류ㆍ경영학부가 각각 운영 중이다.

IUT의 눈부신 성장 졸업생 취업률에서 나타나

우즈베키스탄 IUT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회 졸업식에 참석한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IUT 졸업생 중 취업에 성공했거나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이들은 195명으로 전체 졸업생의 97%에 이른다. 졸업생의 78%인 157명은 IT분야 기업과 정부 기관 등에 취업했고 19%인 38명은 미국 등 해외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교육 과정과 학사관리시스템은 인하대 운영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우즈벡은 물론이고 중앙아시아 여타 대학과도 차별된다. 인하대는 교육 프로그램 모니터링과 강의 진단을 도입해 현지에 맞게 주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당초 인하대는 IUT 교육지원소위원회를 통해 매 학기마다 교육성과물을 전달받아 모니터링 했지만, IUT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2017년부터는 매년 직접 IUT를 방문해 교육과정과 운영현황 등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여기다 교수 역량 강화 교육과 학습법 워크숍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인하대는 이 같은 모니터링과 본교와 동등한 수준의 입학ㆍ학사 관리를 적용한 결과, IUT가 우즈벡 대학교육의 변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졸업생 전체수석을 차지한 코디로프(Temur Kodirov 24세, 컴퓨터공학) 학생은 “IUT는 우즈벡 다른 대학보다 뛰어난 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다 한국 정부가 인정해주는 학위까지 받을 수 있어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많은 우즈벡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길 바란다”고 말했다.

졸업 축하 차 IUT를 찾은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은 “이제 IUT 졸업생들도 ‘인하인’ 중 한 명으로 세계 무대에 서게 됐다“며 “인하대 동문으로서, IUT가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을 잇는 소중한 가교이면서 동시에 중앙아시아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 양성의 소중한 요람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신북방정책 중앙아시아 민간외교에서 인하대 역할 커

26일 우즈베키스탄 IUT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회 졸업식 전경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도 중앙에 위치한 나라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국가로 평가 받는데, 인하대의 IUT 성공적인 운영으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우즈벡은 2016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대적인 경제개혁, 개방정책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블루오션 교역 국으로 부각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높은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하고 있다.

우즈벡 경제특구 12개 중 5개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롤 모델로 삼기위해 인천경제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중 안그레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인천경제청이 직접 개발키로 했다.

우즈벡 정부가 한국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호감을 갖고, 롤모델로 삼을 때도 먼저 진출한 인하대의 영향이 컸는데, 신북방정책 중앙아시아 민간외교에서 인하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