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다목적체육관 불법 용역계약 수년간 계속···이유는?
부평구다목적체육관 불법 용역계약 수년간 계속···이유는?
  • 이승희 기자
  • 승인 2019.09.0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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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체육회에 재위탁하기 위해 수의계약 선택
지방계약법 위반 지적에도 불구, 3년간 수의계약

[인천투데이 이승희 기자] 인천 부평구와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이하 시설공단)이 부평구다목적실내체육관(이하 다목적체육관) 프로그램 운영을 민간에 수의계약으로 재위탁한 것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임을 알면서도 수년간 같은 방식으로 재위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평구다목적실내체육관.(사진출처 부평구 공식 블로그)
부평구다목적실내체육관.(사진출처 부평구 공식 블로그)

부평구는 다목적체육관 개관(2016.4.)을 앞두고 2015년 12월에 시설공단과 다목적체육관 대행사업 위탁경영 계약을 체결, 시설 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을 맡겼다.

그런데 부평구 문화체육과(현 체육진흥과)는 프로그램 운영 부분을 용역방식으로 민간(비영리법인 또는 체육 관련 단체)에 재위탁하는 것으로 위탁 변경안을 마련해 2016년 2월 24일 시설공단에 보냈다. 문화체육과가 밝힌 변경 이유는 민간이 시설공단보다 프로그램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해 주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시설공단은 3월부터 용역계약을 추진했다. 제한경쟁입찰 후 적격심사를 거쳐 운영업체를 선정하겠다는 내용으로 부평구 감사관의 계약심사를 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비영리법인은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에 참여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용역 입찰 시 영리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수의계약으로 추진하고자한다며 부평구(문화체육과)에 검토와 승인을 요청했고, 부평구는 문화환경국장 전결로 이를 승인했다.

결국 시설공단은 부평구체육회(대표 부평구청장)와 다목적체육관 운영 위탁(용역) 계약을 그해 3월 31일 체결했다. 계약금액(2016.4.~12.)은 1억9000여만 원이다. 시설공단이 수의계약으로 용역계약을 추진하면서 부평구 감사관에 다시 계약심사를 요청한 정황은 없다.

이 수의계약이 관련 법령(=지방계약법: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위반이라는 것은 부평구의 시설공단 종합감사(2016.5.16.~5.27.)에서 드러났다.

부평구 감사관은 “시설공단은 당초 계약방법인 제한경쟁입찰로 추진할 경우 생활체육회 등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가 입찰에 참가할 수 없다는 사유 등, 수의계약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근거를 들어 부평구체육회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시설공단 해당 팀장과 직원을 ‘주의’ 처분할 것을 시설공단에 요구했다. 시설공단은 감사관의 요구대로 10월 12일에 ‘주의’ 처분하면서 해당 팀장과 직원에게 향후 유사 사례가 없게 각별히 유의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시설공단은 2016년 12월 30일에 부평구체육회와 또 다시 수의계약으로 2017년도 다목적체육관 프로그램 운영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수의계약은 2019년도 프로그램 운영 용역계약까지 이어졌다. 3년간 용역표준계약서상 체육프로그램 내용과 최소 구성 인원(미화 3명, 안내 2명, 강사 16명)은 변동이 없다. 다만, 계약금액이 2017년도 2억9300여만 원에서 2018년도 2억9900여만 원, 2019년도 3억6700여만 원으로 증가했다.

관련 법령 위반으로 시설공단 담당자들이 신분상 '주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같은 행위가 반복된 이유는 뭘까.

부평구 감사관은 3일 <인천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감사 범위가 넓다보니 당시(2016년 12월 30일 용역계약) 시정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한섭 시설공단 이사장은 “시설공단이 재위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문제가 된 것은 수의계약이다. 그럼에도 검증된 단체(=부평구체육회)가 운영하는 게 구민들에게 유익하다고 판단했고, 그것이 특정 단체에 이익을 주고 다른 단체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기에 그렇게 간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평구가 당초 시설공단에 맡긴 다목적체육관 프로그램 운영을 민간에 재위탁하려할 때부터 부평구체육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부평구는 ‘민간이 프로그램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는데, 시설공단의 운영능력이 민간보다 더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시설공단은 이미 부평국민체육센터 등 체육시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고, 실제 프로그램 운영은 고용된 사회체육강사들이 맡는다.

또, 시설공단 체육사업팀이 2016년 3월에 작성한 ‘다목적체육관 민간 재위탁 관련 현안 사항과 대책(안) 보고’를 보면, 비영리법인이나 단체가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에 참여할 수 없음을 확인한 뒤 “재위탁 선정 방법(경쟁입찰) 변경(수의계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며 “2016년 3월 27일 이후 부평구생활체육회가 부평구대한체육회로 통합돼 명칭이 변경되고 체육회 대표자가 자치단체장임을 감안해 수의계약 추진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부평구체육회에 프로그램 운영을 맡기기 위해 여러 방안을 찾다가 수의계약을 밀어붙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부평구와 시설공단이 수의계약이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강행하고 감사관 지적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지속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