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추산, 행사 참가자 1000여명... 순조롭게 마쳐
경찰 마찰 방지 역할로 지난해와 달리 큰 충돌 없어

[인천투데이 이종선·이보렴 기자]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지난해 동인천에서 열린 1회 축제와 다르게 부평역 일대를 무지개 빛 물결로 물들이며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8월 31일 오전, 부평역 앞 광장은 퀴어축제 시작 전부터 축제를 반대하는 인천기독교총연합회 등 기독교단체의 맞불집회 예고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축제 참가자와 반대 단체사이의 큰 충돌은 없었다.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지난해 동인천에서 열린 1회 축제와 다르게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경찰은 지난해보다 3배가량 많은 인력을 투입해 축제 참가자와 반대 단체의 마찰을 방지했다. 인천경찰청은 경기북부경찰청 등 다른 지방경찰청의 지원까지 받아 모두 40개 중대 병력 3000여명을 배치했다.

축제는 오전 11시 부스운영과 함께 시작했다. 주한 독일·아일랜드·노르웨이·호주 등의 대사관과 서울·부산·제주 등 국내 다른 지역 퀴어축제 조직위를 비롯한 연대단체 50개가 부스를 운영했다. 주최측은 축제에 1000여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오후 1시부터는 중앙무대에서 사전행사로, 보이는 라디오 ‘일상 속에 퀴어 있다’가 진행됐다. 2시부터 이어진 1ㆍ2부 본행사는 성소수자들이 만드는 연극과 음악 공연들과 연대단체들의 발언으로 구성됐다.

1부 행사 무대에 오른 김지학 인천퀴어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은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며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번 축제는) 인천에 있는 성소수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게 목소리를 내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지난해 동인천에서 열린 1회 축제와 다르게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류겸우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은 “지난해 혐오세력의 방해로 퀴어축제가 무산되는 어려움에도 다시 축제를 준비한 인천 퀴어축제조직위에 존경의 인사를 보낸다”며 “모두가 스스러를 자유롭게 드러내는 날이 올 때 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1부 행사는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무지개 예수’의 축복식으로 마무리됐다. 2부 행사에선 축제에 참가한 주한 외국대사관 관계자와 청소년·장애인·노동자 대표의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연대발언을 한 에로 수오미넨 주한 핀란드 대사는 “한국을 포함해 세계 성소수자들의 활동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라며 “오늘은 성소수자의 용감함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매우 귀중한 자리”라고 말했다.

빅토리아 스웨덴 대사관 정무담당 1등 서기관은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며 “스웨덴은 성소수자 차별을 반대하고 평등할 권리를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알리는 나라이다. 축제에 참여한 모두가 즐겁고 멋진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무대에 오른 박문중학교 성평등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는 스쿨미투 운동에서도 이례적으로 소수자를 향한 혐오발언을 지적했다”며 “오늘은 사랑이 혐오보다 크다는 것을, 우리 모두 사랑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뜻깊은 날”이라고 말했다.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지난해 동인천에서 열린 1회 축제와 다르게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2부 행사 마무리 후 축제 참가자들은 행사 장소인 부평역 광장에서 부평구청을 돌아오는 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성소수자의 권리 등을 알렸다. 반대 단체들은 축제 참가자들의 행진 경로까지 따라와 방해했지만 경찰의 보호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거리행진 후 부평역 광장에서 정리집회로 디제잉파티를 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