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대사관, 타 지역 조직위 등 연대단체 50개 부스 운영

[인천투데이 이종선·이보렴 기자] 지난해 반대단체들의 물리력을 동원한 방해와 경찰의 방관으로 무산된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올해는 별다른 충돌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1일 인천 부평역 앞 광장에서 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사전행사로 보이는 라디오 '일상 속에 퀴어잇다'가 진행 중이다.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인천 부평역 광장에서는 퀴어축제 연대단체 50개가 부스를 운영하며 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김지학(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 인천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은 “오늘도 많은 혐오세력이 축제를 위협하고 있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인천시 인권조례와 인권위원회가 생겼다. 경찰도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축제가 평화롭게 진행돼 참가자들이 지난해 축제 때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축제에는 국내 다른 지역 퀴어축제조직위와 주한외국대사관도 함께 참여했다.

인천퀴어축제에 참가한 이상(30) 제주퀴어축제 조직위원은 “인천퀴어축제에 지난해에도 참석했다. 연대하기 위해 올해도 함께했다”며 “9월 7일 열리는 제주퀴어축제도 많은 연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출장차 한국에 들어와 인천퀴어축제에 참가한 성소수자 브라이언 리(60)는 “미국은 동성애금지법이 있었던 나라지만, 1969년 스톤월 항쟁 이후 성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결국 2015년 연방정부 차원에서 동성혼 합법화가 이뤄졌다”며 “한국도 미국처럼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31일 인천 부평역 앞 광장에서 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주한독일대사관이 부스로 참여했다.

인천퀴어축제에 처음으로 참가한 주한 독일대사관 부스 관계자는 “독일 정부는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의 권리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세계 여러 국가의 인권단체를 지원하고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며 “성소수자 권익 보호와 다양성 존중이라는 축제 취지에 동의하는 마음으로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퀴어축제에는 주한 아일랜드대사관, 노르딕대사관(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대사관 공동), 독일대사관, 뉴질랜드·호주대사관, 영국대사관이 참여했다.

인천퀴어문화축제는 오후 1시 사전행사 후 2시부터 본 행사를 진행한다. 오후 5시부터는 거리행진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퀴어축제를 알릴 계획이다.

한편,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주최 인천퀴어 반대 연합집회가 오후 1시부터 부평공원과 인천퀴어축제 장소 바로 옆에서 열리고 있다. 반대 집회 참가자는 무대에 올라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라며 “동성애 행위를 반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동성 간 성행위는 보건적으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행위이다”라고 했다.

 

31일 인천 부평역 앞 광장에서 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경찰이 반대 단체와의 충돌에 대비해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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