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정 트리오, 모자, 가월, 이정권 밴드, 광주약국

[인천투데이 정양지 기자]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제5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가 본선 무대만을 남겨놓고 있다.

올해는 총124곡이 접수됐으며 음원심사를 통과한 25팀이 지난 6일 공개오디션을 치렀다. 열띤 경연을 펼쳐 10개 팀이 최종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9월 7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열리는 가요제 본선에서는 전문심사위원과 시민심사단의 심사로 대상(500만원) 1팀, 대중상(300만원) 1팀, 예술상(300만원) 1팀, 장려상(100만원) 7팀이 선정된다.

2019년 인천평화창작가요제 본선에 진출하는 10팀을 두 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각 팀과 참가 곡 소개가 그들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허윤정 트리오'.(사진제공 ? 인천평화창작가요제)

■ 허윤정 트리오

2009년부터 전남 광주권에서 활동해온 ‘허윤정 트리오’는 세대를 초월한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

베이시스트 최복기 씨를 중심으로 보컬 허윤정 씨와 기타리스트 정윤호 씨가 모여 트리오를 결성했고, 객원으로 홍준영 씨가 드럼을 맡는다. 허 씨는 “전년도 인천평화창작가요제 수상자인 박성훈 씨와 아는 사이다. 박 씨의 추천으로 묵혀둔 노래를 꺼내들어 가요제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허윤정 트리오의 참가 곡 ‘작은 새’는 자유와 희망을 갈구하는 노래다. 허 씨는 “10년 전, 아이를 가졌을 때 작은 새가 날아가는 꿈을 꿨다”며 “(당시 뱃속에 있던) 아이가 자유로운 새처럼 날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노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밴드에게 ‘평화란 뭐냐’고 묻자,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 씨는 “사람들 마음에서 피어난 작은 평화가 모이면 사회가 평화로워지지 않을까”라며 “평화와 자유는 공존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자'.(사진제공 ? 인천평화창작가요제)

■ 모자

‘모자’는 이번 가요제에서 유일한 가족밴드다. 노래하는 엄마 임미현 씨와 피아노 치는 아들 김지원 군(14)의 무대를 보면 그 이름이 더없이 착 감긴다.

임 씨 부부는 음악을 전공했다. 천안에서 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하면서 버스킹 활동을 간간히 했는데, 가요제를 계기로 본격적인 밴드를 결성했다. 임 씨가 아는 시인한테서 가사를 받아 멜로디를 붙여 참가 곡 ‘낮잠’을 만들었다.

‘낮잠’은 엄마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이의 잠 든 얼굴을 노래한다. 포근한 햇살을 받는 아이의 모습이 임 씨가 느끼는 평화라고 했다.

임 씨는 자녀들이 좀 더 자라면 함께 노래하는 가족밴드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공개오디션에는 둘이서 나갔지만, 본선에는 다섯 가족이 모두 출동한다. 확 달라질 무대를 기대해달라”며 각오를 다졌다.

'가월'.(사진제공 ? 인천평화창작가요제)

■ 가월

‘노래하는 달’이라는 뜻의 ‘가월’은 작곡과 키보드를 맡은 박세원 씨의 활동명이다. 여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박 씨는 학교 게시판에 걸린 가요제 공문을 보고 세션을 맡아줄 친구 6명을 불러 모았다. 그중엔 지난해 인천평화창작가요제에 ‘그리다’팀으로 참여한 기타리스트 반종섭 씨도 있다.

참가 곡 ‘동백나비’는 박 씨가 작사ㆍ작곡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헌정곡이다. 평소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관심이 많았던 박 씨가 원래 만들었던 노래를 조금 수정해 가요제에 들고 나왔다.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을 접목한 멜로디에 ‘동백꽃 위에 앉은 나비’를 묘사한 가사가 정적으로 어우러진다.

박 씨는 “나라에 헌정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 얼마 전에도 순국선열을 기리는 ‘들꽃길’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라의 평화가 곧 가월의 평화라는 박 씨의 생각엔 당차면서도 진중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는 “신중한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본선 무대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정권 밴드'.(사진제공 ? 인천평화창작가요제)

■ 이정권 밴드

‘이정권 밴드’의 보컬 이정권 씨는 밴드를 소개하면서 “제가 은둔의 고수들을 모았는데…”라고 운을 뗐다. 허풍인 줄 알았는데, 진짜다. 이 씨는 2015년 KBS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베이스 조성일 씨는 국내 유명 인디밴드의 무대에 참여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드럼 최진우 씨와 객원 기타 서원기 씨가 모여 이정권 밴드가 탄생했다. 이번 가요제는 밴드의 공식적인 첫 활동이다.

유쾌한 밴드 분위기에 비해 참가 곡 ‘공간’은 사뭇 감성적이다. 이 씨는 “군 복무 시절, 북한과 맞닿은 경계선에서 근무했는데 초소에서 내려다보면 풀과 모래밭이 보였다”며 “경계선을 흐르는 강줄기를 ‘모래 한 줌’으로 채워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평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대답이 제각각이다. 이 씨는 “모두가 향해 가는 것”, 조 씨는 “지켜야 하는 것”, 최 씨는 “사랑이다”라고 했다. 본선 진출 각오에는 모두 “평화롭게 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약국'.(사진제공 ? 인천평화창작가요제)

■ 광주약국

보컬 최미희 씨의 말을 빌리면, 밴드 ‘광주약국’은 ‘음악으로 세계 정복을 꿈꾸는 어쿠스틱 힐링 밴드’다. 여기에 기자의 말을 더하면, ‘기분 좋은’ 밴드다. 기타 나상준 씨, 베이스 허재호 씨, 키보드 서혜린 씨, 퍼커션 김혜성 씨가 멤버로 참여했다.

몸이 아플 때 약국에 가듯이 마음이 아플 땐 ‘광주약국’의 음악을 들으라는 뜻으로 밴드 이름을 정했단다. 공연 때 모든 멤버가 약사 가운을 입는 등, 독특한 콘셉트를 구축해 광주를 기반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참가 곡 ‘품’은 ‘인연’에 관한 노래다. 곡을 만든 나 씨는 “인연을 맺은 서로에게 평화가 싹트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며 “사람들은 한없이 이기적이게 된다. ‘품’은 지키려 하지 않으면 멀어질 수도 있는 평화를 노래한다”고 말했다.

최 씨는 “본선에 진출하게 돼 영광스럽다. 우리 노래를 들은 관객들이 평화를 느꼈다는 뜻이지 않나”라고 한 뒤 “실례가 안 된다면 대상을 타겠다”고 천연덕스럽게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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