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사회 만들어야”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지난해 인천에서 성폭행 피해 의혹으로 자살한 중학생을 기리는 추모제가 부평역 교통광장에서 19일 열렸다.

인천 성폭력 피해학생 추모제가 19일 인천 부평역 교통광장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7월 19일과 23일, 인천 미추홀구와 연수구에서 두 중학생이 성폭행과 집단 괴롭힘 등으로 자살했다.

추모제를 주최한 인천페미액션(FeAc)과 인천여성연대는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여성혐오와 성폭력, 2차 가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바꿔나가야 한다”며 “성폭력 피해자가 세상을 떠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와서 생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추모제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폭력과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적는 카드와 국화, 촛불을 준비해 시민들에게 이 사건을 알리며 추모제를 진행했다.

또, 추모제에 참가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5일, 미추홀구에서 자살한 중학생 A양의 아버지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을 알리고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동참 해 줄 것을 부탁했다.

추모제에 참가한 시민이 남긴 글

추모제에 참가한 한 시민은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게 가슴 아프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해서 동참했다”고 말했다.

추모제를 진행한 문지혜 인천페미액션 활동가는 “작년 7월에 두 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를 입은 다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라며 “학교와 사회는 스스로 소임을 다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살한 A양의 아버지는 “이런 추모제가 열리고 사회가 바뀌는 것이 바라는 것 중 하나다. 피해가 있어도 학교의 위신 때문에 쉬쉬하고 그 과정에서 2차 가해가 이뤄진다. 사실상 성교육도 제대로 안 될뿐더러 피해를 입은 사람이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라며 “만약 누군가 피해를 입더라도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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