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지나는 시민들 모두 ‘상식밖 행정’에 혀 내둘러
시, “베지 않는 게 원칙인데 감독 불찰…시민들께 죄송”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가 시청 앞 광장을 조성한다며 정문 앞 수십 년 된 나무들을 싹둑 베어내는 황당한 일을 저질렀다. 시청 앞을 지나는 시민들마다 상식을 벗어난 행정에 혀를 내둘렀다.

인천시가 시청 앞 광장을 조성한다며 수십 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소나무 등을 베어버려 빈축을 사고 있다.

시는 현 시청 앞 미래광장을 청사 현관 입구까지 바로 연결하는 ‘열린광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총 18억원(설계비 3억원, 조성비 15억원)을 투입해 청사 본관 ~ 미래광장(분수대) 구간 2만㎡ 규모에 광장을 조성할 계획인데, 2019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주요 내용은 ▲본청 앞 주차장을 운동장으로 이전 ▲정문 앞 로터리 폐쇄와 교통노선 정비 ▲소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 마련 등이다.

하지만 시가 광장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수십 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소나무 등 9그루가 무참히 잘려나갔다. 다른 장소로 이식하는 방법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시청을 지나던 한 시민은 “나무가 싹둑 잘린게 마치 내 가슴을 베어버린 것 같아 속상하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한심하다. 광장의 나머지 나무들도 모두 베어버리겠다는 것인가. 나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텐데 속상하다”고 혀를 찼다.

시는 공사를 맡은 업체가 시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베어버렸다며,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시 관계자는 “공사 시작 전에 베지 말라고 했었는데 협의 없이 베어 버렸다. 시 지도감독의 불찰이다.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남은 나무는 베지 않고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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