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 나무 ‘싹둑’ 비판 일자 시공업체에 책임 전가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가 시청광장을 조성한다며 정문 앞 수십 년 된 나무를 싹둑 베어내 버려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업체가 임의로 절단한 게 아니라 원래부터 시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시청 앞 광장을 조성한다며 수십 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소나무, 느티나무 등 9그루를 베어버렸다. 시청은 지나는 시민들은 상식을 벗어난 행정에 혀를 내둘렀다.

시가 베어버린 나무 중 은행나무는 지름이 50cm가 넘고, 느티나무는 70cm넘는 수십년생 수목들이다. 시는 베어낸 후 굴삭기를 동원해 곧바로 뿌리까지 파내버렸다.

인천시가 시청 앞 광장 조성을 위해 벌목한 수십년 된 느티나무 절단면.

파문이 커지자 시는 ‘죄송하다’ 면서도 업체에 책임을 돌렸다. 시는 공사를 맡은 업체가 시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베어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 지도감독의 불찰이다.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거짓 해명으로 드러났다. 시가 공개한 광장 조성계획을 보면 정문 인근의 약 10그루를 벌목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자기들이 벌목을 계획해 놓고선 업체에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식을 하려고 했으나 한 그루당 225만 원으로 비용이 상당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부득이하게 제거했다. 다만, 당초 설계는 대부분 제거로 잡혀있었는데 최대한 제거 수량을 줄였다. 이번에 제거한 수목 외에 나머지 일부는 인천대공원으로 이식하거나 현장(=광장) 자체 이식할 계획이다”고 했으며, 거짓 해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한편, 시는 현 시청 앞 미래광장을 청사 현관 입구까지 바로 연결하는 ‘열린광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총 18억원(설계비 3억원, 조성비 15억원)을 투입해 2만㎡ 규모의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2019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주요 내용은 ▲본청 앞 주차장을 운동장으로 이전 ▲정문 앞 로터리 폐쇄와 교통노선 정비 ▲소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 마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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