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노조 30일 기자회견 열어 인천시에 인력 확충 촉구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귤현차량기지에서 근무 중이던 승무노동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노조가 인력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천교통공사노동조합(위원장 정현목)이 30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현실, 열악한 현장 안전 인력 부족에 따른 사망사고는 또 다른 참사의 전주곡일 뿐”이라며 시에 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30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인천교통공사노조가 인력 확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앞선 지난 27일 오후 1시 30분께 귤현차량기지에서 기관사 관리와 지도 업무를 맡고 있는 승무노동자 A(54)씨가 점심시간 휴식을 취하다 사망한 채 동료들에게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출근 시부터 심한 가슴통증을 느꼈지만, 부족한 현장 인력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휴게실에서 혼자 휴식을 취하다 사망했다.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금성심근경색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조직 슬림화에 따른 부족한 현장인력 탓에 자리를 비우고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불가능했고, 결국 점심시간에 잠시 휴식을 취하려다 차디찬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라며 “평소 본선 운전 업무를 강요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컸고, 승무조직의 구조조정에 따른 잦은 인사 이동으로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인천교통공사는 유관기관 대비 ㎞ 당 도시철도 운영 인력이 전국 최저 수준이다. 서울교통공사는 ㎞ 당 인력이 56명인데 비해 인천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명에 불과하다.

노조는 “인력 부족으로 5명이 해야 할 일은 2명 또는 3명이 감당하고 있다”며 “지난해 3월부터 진행된 인천시 조직 진단 과정에서 노조는 380명, 인천교통공사는 228명의 인력 충원을 시에 요구했지만 결국 20명만 증원하는 것에 그쳤고 필요 인력 재조사와 추가 증원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가안전대진단 기간에는 1호선 송도구간 단전과 원인재역 열차 지연 2건 등 총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과 3월에는 기술직과 시설관리직 노동자 2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노조는 사망의 원인이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중이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승무노동자의 대체 인력 부족으로 인한 위급 상황도 여러차례 발생했다. 2016년 1월 협심증으로 구조 요청했으나 대체 인력이 없어 다음역까지 운행한 후 후송, 2018년 10월 복통으로 구급차 후송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채 인력이 없어 업무를 모두 마치고 응급실행, 2019년 3월 호흡곤란과 감각마비 증상으로 구급요원이 조치했으나 대체 인력이 없어 기관사가 후송을 거부한 사건 등이 발생한 것이다.

김영표 노조 기지지부장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압박감이 없었다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다시 아무일 없이 돌아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유족들은 ‘동료와 후배들이 다시는 그러한 일을 경험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현목 노조 위원장은 “인천교통공사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월미바다열차사업, 해외진출 신사업 등으로 지하철 1·2호선의 안전공백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승무노동자 등 현장노동자들의 안전 문제가 300만 인천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다. 시민 안전을 위한 절박한 목소리를 시가 외면한다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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