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식 정무부시장, 삼산동 방문해서도 특고압 문제 논의 없어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이 ‘시민정책소통의 날’ 행사를 위해 방문한 25일 부평구 삼산동 체육공원에서 특고압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주민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특고압 문제가 심각한 삼산동까지 와서 이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림프종 암 판정을 받은 학생의 어머니가 울먹이며 허종식 부시장에게 특고압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박남춘 인천시장이 동구 연두 방문을 했을 때 지역 최대 현안인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문제에 대해 특별한 소통을 하지 않은 사례도 있어, 시의 소통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부시장은 이날 굴포천 완충녹지에 꽃 식재와 삼산동 유수지에 스포츠 센터 조성 계획 등을 주제로 삼산동을 방문했다.

주민들은 행사가 끝난 후 허 부시장에게 “삼산동 까지 왔으면서 지역의 가장 큰 문제인 특고압 문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굴포천에 꽃 심는다는 얘기만 하고 갔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림프종 암 판정을 받은 학생의 어머니는 허 부시장에게 “아이가 암에 걸렸는데 어떻게 엄마가 가만히 있냐. 여기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포기 하라는 것 같다. 특고압 너무 무서워서 떠나야 할 것 같다. (시는)항상 답변이 늦다. 우리보고 기다리라고 하지 마라”고 말했다.

이에 허 부시장은 “그건 아니다. 이 부분에 관심 많이 갖고 있다. 부평구와도 얘기 하면서 시·구청·전문가·한전 불러서 같이 얘기 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어 보자고 했는데 이견이 있어서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늘은 그 얘기를 하러 온 게 아니다. 다음 일정이 있어서 시간이 안 맞는다. 오늘은 다른 걸로 왔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해해 주셔야 한다”며 “5월 1일에 대책위원회를 열기로 했으니 그 이후에 다시 얘기하자”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은옥 삼산동 특고압 설치반대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어떻게 문제가 있는 코 앞 까지 와서도 자기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가냐. 이게 소통을 강조하고 시민이 시장이라는 인천시정부의 모습이냐. 더 이상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주민들이 시청 앞에서 열린 삼산동 특고압 대책마련 집회에 동참한 신수정 동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반대 비상대책위 공동대표는 “동구와 부평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시의 대책이 똑같다. 우리는 똑같이 무시당하고 있다”며 “우리가 뽑은 시장이라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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