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홍영표 나와라”···홍, 쫓기듯 쪽문 줄행랑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28일 홍영표(부평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지회)의 때아닌 추격전이 벌어졌다.

이날 노조는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 밖에서 조합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카허 카젬 비호하는 홍영표 규탄’ 시위를 진행했다. 같은 시간 홍보관 안에서는 홍 대표를 비롯해 박남춘 인천시장,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등이 참여한 지엠 아태지역본부 개소식이 열렸다.

이들은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8000억 원을 지원했지만 정상화는커녕 물량 감소를 이유로 비정규직이 해고됐고, 연구개발 분야 법인이 분리되며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등의 배경에는 재벌의 청부업자 노릇을 하는 홍 대표 때문이라며 면담을 요구했다.

황호인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법원으로부터 정규직 판결도 받았고 노동부로부터 불법 파견이 인정돼 직접고용 명령을 받았지만 한국지엠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노동운동을 주요 경력으로 내세우는 여당의 원내 대표가 불법을 보고도 모른 채 하며 축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8000억 원 지원 전에는 노조에 ‘회사 정상화가 먼저니 조금만 양보하라’고 했다”며 “지원이 끝나고 해고 사태가 벌어지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일언반구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지원은 한국지엠 철수를 막아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며 “애초의 목적과 다르게 대량 해고가 발생하고 있고 사실상 기업 퍼주기가 된 꼴인데 홍 대표가 재벌의 청부업자 노릇을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홍영표 나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홍 대표가 타고 온 차량을 따라 다니는 등 홍 대표와 만남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홍 대표는 행사장에 입장 할 때에 주출입구를 이용하지 못하고 쪽문을 이용하는 등 비정규직지회와 만남을 피했다. 공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도 경호원들이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며 조합원들을 따돌렸다.

홍 대표가 빠져나갔다는 소식을 들은 비정규직 지회는 “더 이상 홍영표는 노동운동 경력을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며 “노동자들과 만남조차 거부하는 홍영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