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철저하게 조사 중” 말아껴
아시아나항공 직원 “우리꺼 타서도 유명”

셀트리온, "서 회장의 투박한 성격에서 비롯된 소통의 차이"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사진출처ㆍ셀트리온 홈페이지)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갑질’ 의혹이 대한항공과 셀트리온 간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셀트리온은 갑질 의혹을 부인했지만, 대한항공은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정진 회장의 갑질 의혹은 서 회장이 임직원 4명과 미국 출장을 마치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천행 대한항공 KE018 편으로 귀국하던 중, 이코노미클래스에 탑승한 직원들을 퍼스트클래스 전용 칵테일 라운지로 불러 미팅을 가지려다 규정 위반이라는 승무원의 제지를 받은 데서 비롯했다.

승무원의 제지를 받자 서 회장은 승무원에게 반말과 비속어를 사용하고, 여승무원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라면을 3번이나 다시 끓여오게 하는 갑질을 부린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지난 20일 <JTBC> 보도의 근거는 대한항공에서 작성한 문건이었다. 그 문건에는 서 회장이 승무원에게 “이게 왕복 1500만 원이다. 너희들이 그만큼의 값어치를 했는지 생각해 보라. 젊고 예쁜 애들도 없다. 60억원의 연매출을 날리는 것이다”라고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문건에는 또 서 회장이 승무원들에게 반말로 하대하며 ‘야, 너, 이 XX’와 같은 표현을 사용했고, 라면을 주문하면서 ‘악의적으로 3번을 다시 끓이도록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명시돼 있다.

이 같은 갑질 의혹에 대해 셀트리온은 20일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규정 위반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대화가 오가기도 했으나, 보도된 승무원 리포트 내용과 다르게 폭언이나 막말, 비속어 사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동승했던 셀트리온 직원이 “승무원들은 당사 임직원들과 ‘항공사와 셀트리온의 기업문화가 서로 다름으로 인해 오해가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회장님이 직접 직원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이 부럽다’고 언급하는 등 원만한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당시 동승한 직원들도 이러한 논란이 야기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증언했다며, 대한항공의 오해라고 떠넘겼다.

셀트리온은 또 이른바 ‘라면 뺑뺑이’에 대해서도 “수 차례 주문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서 회장은 저녁 식사 대용으로 라면을 한 차례 주문했으며, 취식 시 덜 익었음을 표현했고 주변에서 이를 들은 승무원이 먼저 재조리 제공을 제안해 한 차례 다시 라면을 받았다. 이후 재주문 요청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서 회장이 승무원의 외모를 비하하는 등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보도 내용 역시, 서 회장 본인과 동승한 직원들에게 확인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런 뒤 “서 회장의 투박하고 진솔한 성격에서 비롯된 소통의 차이라고 이해를 부탁드리고, 이에 예기치 못한 불편함을 느끼셨거나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분 한 분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블라인드 앱 아시아나 직원, “무례하기로 원래 유명”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개설된 '셀트리온 회장 갑질 나오네요' 방에 올라온 글 중 일부.

 셀트리온이 이처럼 반박 입장을 내고 진화에 나섰지만 ‘갑질’ 의혹은 좀처럼 가라 앉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조사 중이라고 밝혔고,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승무원들의 얘기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서 회장의 갑질 의혹은 타 항공사로 번지는 양상이다. 재벌 일가의 숱한 갑질 사태 이후 국내 직장인들의 익명 소통창구로 불리는 앱(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셀트리온 회장 갑질 나오네요’라는 방이 만들어졌고, 대한항공 외 항공사에서도 서 회장의 갑질을 겪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서정진 회장 우리꺼 타서도 무례하기로는 진짜… 원래 유명한데… 갑질 맞지요 외모비하에 일부러 라면 3번 끓이게 하고, 그리고 우리꺼 타서도 대한항공과 너네는 자기네 매출에 비하면 어쩌고 저쩌고”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반말, 무례, 잘난척.... 괴뢰웠음. 그리고 외모비하 하실 입장이 전혀 아님”이라고 글을 올렸고, 다른 직원은 여기다 “ㅇㅈ”이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ㅇㅈ’은 ‘인정’이라는 뜻이다. 대한항공 한 직원은 “업계에서 이미 유명하시죠”라고 서 회장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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