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국지엠 제안에 “논의해보겠다”고 답해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노-사-산은으로 구성된 3자 협의체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노조)와 한국지엠에 제안했으나, 한국지엠의 거부로 무산됐다. 오히려 한국지엠은 산은에 노조를 배제한 협의체를 만들자고 요구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산업은행은 한국지엠과 노조에 3자협의체를 제안했다. 한국지엠은 법인분할을 강행하고 있고, 노조는 파업을 검토하고 있으니, 이런 대치상황을 중단하고 대화로 해결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이어서 산은은 1차 실무협의체를 13일 개최해 3자협의체의 운영방안ㆍ일정 등을 논의하자고 했다.

이에 노조는 ‘조건부 동의’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산은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은 환영하지만, 제안된 협의체는 위상ㆍ논의대상ㆍ논의 구속력 등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다. 노조는 산은에 ▲노동조합을 소외시켰던 과정에 대한 사과 ▲한국지엠-산은 간 체결한 기본계약서와 비용분담협정 내용 공개 ▲주주총회 절차위반 등에 소송제시 ▲주주 감사권 즉각 발동 등을 요구했다.

이어서 1차 실무협의체에서 노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논의 구속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열리는 회의 참석에는 긍정적인 답을 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가, 12일 거부 의사를 밝혔다. 오히려 산은에 노조를 배제한 양자 간 미팅을 역 제안한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산은은 이 제안을 거부하지 않고 ‘내부에서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사실상 3자 협의체는 무산된 것”이라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노조는 당장 투쟁 수위를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후 진행된 중앙쟁의대책위 결과 오는 14일 ‘법인분리 저지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15일부터 진행되는 홍영표의원 사무소 점거농성까지, 기존에 진행했던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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