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에 개성공단 재가동 기대감 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나서는 문 대통령을 환송했다.(사진제공ㆍ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평양 특별수행단에 개성공단입주기업회장 포함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개성공단 재가동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이 포함됐다.

신 회장은 인천에서 어구를 생산하는 신한물산을 운영하다가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부회장을 거쳐 현재 회장과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때 개성공단을 다녀왔다. 2016년 2월 10일 가동 중단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가동 중단 후 처음으로 남쪽 입주기업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이라 재가동 기대감이 컸는데, 이번 3차 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신 회장이 포함돼 개성공단 재가동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신 회장은 특별수행단 포함이라는 뜻밖의 소식에 감격했다. 그는 “일각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도 대통령 방북에 함께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큰 기대는 안 했다”며 “개성공단이 유엔의 대북 제재에 묶여있어 정부 입장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 개성공단을 배려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판문점선언 때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한다고 했지, 개성공단에 설치한다고는 안 했다. 그런데 개성에 설치하면서 개성공단에 안 할 순 없는 거였다. 개성공단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함으로써 재가동을 위해 빗장을 열었다고 본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 단계 한 단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그동안 정부에 재가동을 수차례 촉구했다. ‘재가동 시 당장 입주할 준비가 돼있으니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며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앞두고 통일부에 입주기업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신 회장은 “평양 회담 의제에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다. 입주기업들이 바라는 것은 빠른 시일 내 재가동이다”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 태도를 주문했다. 이제는 우리 정부가 답할 차례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이젠 남쪽이 답할 차례”

이처럼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개성공단 재가동 기대감이 크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의 상징이자, 한반도 평화의 보루다. 하지만 폐쇄된 지 2년 7개월이 넘었다.

개성공단은 2003년 6월 착공해 2004년부터 시범단지를 분양했다. 2016년 2월 10일 가동 중단 때까지 1단계 개발부지(330만m², 약 100만평)에 기업체 124개가 입주해있었고, 당시 고용된 북한 노동자는 5만 4000여명이었다.

2014년 기준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북한에 지급한 인건비는 약 8840만 달러(약 1015억원)로 개성공단 연간 생산액 4억 6997만 달러(약 5400억원)의 18.8%를 차지했다.

개성공단이 남한 경제에 미친 영향을 계측한 자료(한국은행ㆍ한국산업단지공단, 2014년)를 보면, 부가가치 생산액은 2조 6000억원에서 6조원 규모이고, 생산유발액은 3조 2000억원에서 9조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개성공단으로 경제적 이득을 남한이 훨씬 더 누렸다.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은 남북 평화의 상징으로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남한 정부가 단행한 금강산 관광 중지 등 5.24조치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1월 북한이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북미회담을 압박하기 위한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자, 박근혜 정부가 대북 재재 조치로 개성공단을 폐쇄해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개성공단 폐쇄를 갑자기 통보받은 입주기업들은 물량 대부분을 남겨두고 급하게 철수했다. 통일부가 발표한 2017년 1월 기준 자료를 보면, 입주기업들의 피해 신고액은 총9446억원이다.

“가동 중단 2년 7개월간 북쪽 신경 쓴 흔적 역력해”

지난 14일, 2년 7개월 만에 개성공단을 둘러보고 온 신한용 회장은 “개성공단은 재가동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며 이젠 우리 정부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가동과 관련해 들은 바 없고, 정해진 바도 없다. 다만, 개성공단을 2년 7개월 만에 갈 때는 착잡한 마음과 기대가 섞였는데, 막상 보고 와서는 기대감으로 바뀌었다”며 “2년 넘게 북쪽이 관리를 잘해줬다. 일부 언론이 ‘북한이 공장 설비를 유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장 내 기계를 외형상 보기만 했는데도 (북쪽이) 신경 써준 흔적이 역력했다. 마치 우리가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라며 “지난겨울 혹한기 때 입주기업들이 동파를 걱정했는데, ‘북쪽에서 동파 예방을 조치했다’고, ‘북쪽이 나름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북쪽 인사가 넌지시 알려줬다”고 부연했다.

신 회장은 “오랫동안 비웠기 때문에 손을 안 볼 수 없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좋았다. 개성공단 재가동을 바라는 남북의 마음은 이미 확인됐다”라며 “바로 가동할 수 있는 기업도 있을 테고, 보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계가 아니라 남북 두 정상의 의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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