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숨겼다 징계받은 간부를 행정국장으로 승진 … “개혁과 혁신 진정성 의심”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취임 후 첫 인사 발령을 낸 뒤 내부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숨겼다가 검찰에 적발돼 벌금을 선고받고 징계까지 받은 간부를 행정국장으로 승진시켰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4급 이상 지방행정직공무원 11명 등을 인사 발령했다고 밝혔다. 발령 내용을 보면 4급이었던 강현선 학교설립기획과장이 3급으로 승진해 시교육청 행정국장 자리를 맡게 됐다.

문제는 강 과장이 2010년 11월 당시 사무관으로 감사관실에서 근무하던 중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고 비위사실 통보서가 경찰로부터 왔는데, 이를 감췄던 사실이 나중에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는 것이다.

당시 강 과장은 음주운전 관련 징계위원회에서 다른 공로를 인정받아 ‘불문 경고’에 그쳤다. 그런데 2013년 2월 검찰이 당시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의 인사비리 수사 과정에서 통보서를 은닉한 사실이 밝혀져 공용서류 은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같은 해 10월 법원으로부터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시교육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강 과장에게 ‘정직 1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인천시의회 정기 행정감사에서 드러났고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도 교육감이 강 과장을 행정국장으로 승진시키자 내부에서 비판이 거세다. 익명을 요구한 시교육청 직원은 “개혁과 혁신을 외치는 도 교육감이 첫 인사 발령에서부터 불미스런 일로 벌금형에 징계까지 받은 간부를 승진시킨 뒤 요직인 행정국장에 발령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예상했지만 여러 후보군 중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도 교육감이 판단한 것 같다”며 “시급한 현안인 원도심과 신도시 간 교육 격차 해소와 학교 신·증설 문제 해결을 위한 적임자로 봤다”고 답했다.

강 과장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로 많이 반성했다”며 “이후에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인천 교육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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