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길 포기”vs"경영 정상화 불가피한 선택"

▲ 인천일보 사측이 15일 인천일보 노조에 보낸 '회사 경영정상화 방안 설명 및 찬반투표 통보'공문.

개혁 언론을 지향해온 인천일보 노사가 회사 정상화 방안을 갖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5일 인천일보사(대표이사 김정섭)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인천일보지부에 단체협약 폐지, 전 직원 임금 반납 등을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제안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인천일보 사측은 이날 노조원을 비롯해 회사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회사 경영정상화 방안 설명 및 찬반투표’를 위한 자리를16일 마련했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사측은 노조원을 포함해 전 임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단협 폐지, 임금 반납 등을 결의하겠다는 입장이고, 노조는 “언론이기를 포기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측은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16면 감면발생, 전 직원 임금 반납, 순환휴직, 광고리베이트 조정 및 즉시 지급, 성과급 지급, 단체협약 폐지 등을 전 임직원 찬반으로 16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일보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진에 의한 언론사 사상 초유의 노조 말살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현재 임금의 450%가 나오지 않아 조합원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이 언론으로써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단협 폐지, 전 직원 임금 반납, 광고리베이트 조정 및 즉시 지급 등을 노조도 아닌 임직원이 참여하는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 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비대위는 관계자는 “경영진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비전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으로 사원들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사항을 찬반 투표를 통해 강행하겠다는 것은 묵과 할 수 없는 처사로 강력히 투쟁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순기 수석 부위원장도 “경영상의 이유만으로 단협 폐지 등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것은 회사를 경영진 맘대로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면서, “언론사 초유의 사태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6일 ‘경영정상화 방안 설명회’에 앞서 노사는 대화를 가졌으나, 합의를 이뤄내지는 못 했다.

이날 김정섭 대표이사는 대화 자리에서 “회사 상황이 최악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의 총의를 모의기 위해 설명회를 갖고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언론노조 측은 “경영관련 설명회를 가질 수 있으나, 단협폐지와 임금 반납을 투표를 통해서 결정하는 것은 위법 행위”라며, 투표 강행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설명회를 갖고 찬반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날 노사 대화는 무산됐다.

사측은 노조 사무실에 집결한 70여명의 조합원이 강하게 반발하자, 찬반 투표를 하지 않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설명회만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설명회를 가졌다.

▲ 막가파식의 경영정상화 방안 논란

▲ 전국언론노동조합 김순기 수석부위원장이 사측과 가진 대화 결과를 인천일보 조합원 등에게 설명하고 있다.

인천일보 사측이 작성한 경영정상화 방안은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회사 측이 제안한 경영 정상화 방안에는 ▲16면 감면 ▲전 직원 임금 반납 ▲광고 리베이트 조정 및 즉시 지급 ▲직원 20% 6개월 순환휴직 등을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제안했다.

특히 사측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표시해 달라며 자신의 이름과 직위 등을 기재하고 찬반 서명할 것을 요구했으며, 17일 12시까지 경영지원국으로 개별 찬반 의견서를 제출 해 줄 것을 요구해 논란을 더욱 야기시키고 있다.

사측은 찬반 투표 결과를 내낸 1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일보 노조는 지난 8월 전 노조위원장이 개인 신상으로 사퇴를 하며 현재는 비대위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일보 사측은 최근 인천일보 사옥 매각,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하겠다는 의견을 밝혔고, 지난 2일 이를 위한 임시 주총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주총에서 인천일보 김 대표이사는 주주들에게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 임금삭감, 무급휴가, 단협 해지 등으로 증자를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주주들은 주총을 정회하고 이달 30일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들은 인천일보 사옥 매각에 대해서는 검토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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