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악기 해고자 겨울나기를 위한 음악회 열려

▲ 11월 5일 부평구청 7층 대강당에서 열린 '콜트악기 해고자 겨울나기를 위한 후원음악회'에서 국악노래패 '소리지기'가 공연하고 있다.
“오늘만큼은 예불도, 예배도, 명상도 아닌 이 땅에서 고통 받는 노동자를 위해 음악회를 열어봅시다”

11월 5일 오후 7시 부평구청 7층 대강당에서 ‘인천지역 종교인 대화모임’ 주최로 ‘콜트악기 해고자 겨울나기를 위한 후원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는 사회자 정한식 목사의 구수한 입담과 난타 퍼포먼스, 지역에서 알려진 가수들의 열창으로 장식됐으며, 시민사회와 종교단체 관계자, 진보정당 당원 등 200여명이 함께했다.

이날 음악회는 600일이 넘게 천막을 치고 폐업 철회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콜트악기 해고노동자들의 겨울나기를 위한 후원 행사였다. 하지만 15만 볼트가 넘는 송전탑에 올라 목숨 건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대전 콜텍과 1년이 넘게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지엠대우비정규지회(지회장 이대우), 강제 대기발령과 부당전적 철회를 요구하며 본사 점거농성 중 용역경비업체 직원 투입으로 하루 동안 음식도 먹지 못하고 고립되어 있는 대우자판지회(지회장 김진필) 등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노동자들을 함께 위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음악회는 일을 마친 후 작업복 차림으로 달려온 노동자들, 어린 꼬마의 손을 잡고 갓난아기를 등에 업고 할머니와 함께 온 가족들, 원불교ㆍ천주교ㆍ성공회ㆍ불교ㆍ기독교 등 이날 손님들을 맞았던 종교인들이 신명나게 한바탕 흥을 돋우는 시간이 이어졌다.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의 김일회 신부는 여는 말에서 “대우자판 조합원들이 용역깡패들에 의해 고립됐다는 연락을 받고 황급히 만나고 오는 길”이라며 “콜트악기, 대우자판, 지엠대우비정규지회 등 장기농성으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소망이 하루빨리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음악회에서 우리가락의 진수를 보여준 국악노래패 ‘소리지기’는 “그리움과 외로움의 벽을 넘어서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적 삶의 한마당이 펼쳐지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불안정한 고용상태에서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한 사회제도를 올바로 변혁시키는 당연한 밑거름이다”라고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2시간이 넘게 진행된 음악회에선 가수들의 다양한 노래가 이어졌고, 생명평화기독연대 노래패, 노동자 노래패 ‘철의 노동자’, 간석동교회 신부 부부의 하모니, 사회복지법인 영화원(청각장애학교)의 수화노래 등이 지친 노동자들의 마음을 달래줬다.

콜트악기 노동자들을 대표해 방종운 콜트악기지회장은 “인천지역 종교인 대화모임에 진심으로 고맙고, 마음 속 깊이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다”며 “위장폐업, 사업 분할, 법인 분리, 경영합리화 등을 통한 신종기법의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목숨 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콜텍지회장의 염원을 담아 하루빨리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음악회에선 종교단체와 민주노총 30여개 사업장 등에서 모금한 1400만 원가량의 후원금이 콜트악기 해고노동자들에게 전달됐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