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절충안 무시 철회...노사 상생 원칙 확인

▲ ▲ 전국금속노조 인천지부 동광기연지회 조합원들이 공장 가동을 멈추고 사측의 성실한 교섭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7일 오후 2시, 남동공단에 위치한 (주)동광기연 공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문부터 화물 하역장까지 노동조합원들의 차량으로 꽉꽉 막혀있다. 공장 가동이 멈췄고, 흩어져 있던 조합원들이 속속 공장 안으로 모여들고 시민단체 회원들도 가세해 긴장감이 감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 동광기연지회는 외주하도급 관련 합의 위반과 직ㆍ반장의 노조 집단탈퇴 등으로 지난 3월 25일 사측에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에 응하지 않아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내고 행정지도를 받아내는 등 노사 대립이 심해졌다.

▲ ▲ (주)동광기연 생산라인이 멈춰 있다.
5개월에 걸친 노사의 단체교섭은 사측이 노조의 수정요구안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노조가 파업을 통해 생산을 멈추고 완성품 물량 운송을 저지하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근로감독관의 중재 아래에 조속히 타결되리라 예상됐던 교섭이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주)동광기연은 자동차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견실한 기업이다. 1977년 새한자동차 내장재 공급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각종 상품과 기술특허 출원 등 연구개발에 주력해 현재 국내 7개 계열사와 5개의 해외법인 지사를 갖춰 동광그룹으로 그 위상을 펼치고 있다.

한편, 80년대 후반 노동조합 설립 시점부터 20년 동안 많은 투쟁과 교섭으로 정통성을 지켜왔던 동광기연노조는 직원 대부분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금속노조의 모범지회로 노사 동등 원칙의 입지를 분명히 해왔다.

노조가 생산을 멈추고 물류 이동마저 막게 된 것은 교섭 초기에 있었던 용역깡패 투입(4월 14일)에 따른 폭력 해산과 대체근로 투입 등의 노조 무력화 시도를 막아내고 노동관서 담당자의 협상 독려에도 꿈적 않는 회사 대표자들의 성실교섭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날 교섭 중간에 진행된 ‘성실교섭 촉구, 공장매각 철회, 08임투 승리’ 집회에서 박병화 금속노조 지부장은 “합리적인 수용 범위에서 성실히 임해야 하는 교섭의 원칙을 깨고 일방적으로 절충안의 합의를 무시하는 사측의 행위를 규탄한다”며 “노사 상생의 기본 전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측의 공장 매각ㆍ이전 방침과 관련해 노조는 ‘사측은 70일 이전에 미리 노동자에게 통보해야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을 밝히고 그에 따른 고용안정 대책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몇 차례에 걸친 교섭이 더 이어지면서 자정을 넘어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졌고 조합원들은 생산라인 일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다음날인 8일 새벽 6시경 극적으로 노사가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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