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ㆍ금호타이어,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 요구

7월 18일 오후 GM대우 부평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췄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양사가 타이어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18일부터 타이어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GM대우 부평공장의 차량 생산이 이날 오후부터 중단된 것이다. GM대우차 타이어 공급량의 8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GM대우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GM대우는 양사의 타이어 공급 중단과 관련해 공급 중단 전날인 1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급 중단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공급이 재개될 때까지 조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어 관련 업계의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타이어사와 GM대우는 예외적인 일괄 가격 인상안에 합의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GM대우와 고정된 가격으로 장기간 납품하기로 약정했으나, 올 들어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 등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악화되자 지난 3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예외적인 일괄 가격 인상을 합의한 것이다.

이와 관련 GM대우는 “타이어 업체들이 불과 몇 달 전 가격 인상에 합의해 놓고 또다시 일괄적인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장기 공급계약 위반과 동시에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히 타이어 재고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타이어 공급 중단은 곧바로 자동차 생산 라인 중단을 초래하게 해 GM대우는 물론 국가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법원에 ‘공급 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반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측은 “완성차 업체에 타이어 가격을 12%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가격 협상을 거부한 GM대우에 대해서만 타이어 공급을 중단하게 됐다”며 “가격 협상에 응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쌍용차 등에는 정상적으로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천연고무 가격이 올 들어 50% 올랐고 기타 원자재 가격도 25~30% 올라 타이어 가격을 12%가량 인상해 줄 것을 국내 완성차 업체에 요청했으나, GM대우가 이를 거부해 납품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도 GM대우가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이어를 공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마찰은 그동안 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발생했다. 완성차 업체와 타이어 제조업체 사이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GM대우에 납품하고 있는 부평구 소재 중소기업 사장은 “불감청이언정고소원”이라고 말했다. ‘감히 청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간절히 바란다’는 뜻이다.

그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그 사정이 더 딱하고 절박하다. 하지만 우리가 저런 소리를 하면 바로 계약해지 들어온다. 조업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도 크지만, 이를 계기로 중소기업의 납품가격이 현실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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