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뛴다! - (주)동양테크놀로지

▲ (주)동양테크놀로지 강신범(36) 대표이사
‘사람만이 희망이다’ 언제부턴가 물질만능,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안과 내일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이 말은 이제 기업운영에도 한몫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삼성 같은 대기업조차도 모든 것이 사람으로부터 비롯되고, 사람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을 알기에 삼성 노동자의 창의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간편한 복장차림을 도입했고, 유한킴벌리 같은 경우도 일하는 시간에 평생학습시간을 끼워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21세기 기업운영의 화두는 ‘사람’이다. 생산성 향상을 지난날 방식처럼 생산단가 절감이나 해외이전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창의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400만원으로 창업한 회사가 매출 수억원대의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한 주식회사 동양테크놀로지(사장 강신범ㆍ36)의 일등공신도 바로 노동자들이다.

이를 아는지라 강신범 사장은 거래처와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입을 열지 않는다. 회사 운영을 위한 정기적인 회의를 제외하고 강 사장은 회사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 기업운영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상명하달식의 작업지시가 없다.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 강 사장의 일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창업한 동양테크놀로지는 공공기관이나 회사의 전산실이나 문서고, 반도체 생산현장, 연구실 등의 필수품목인 항온ㆍ항습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99년 인천 동구에서 창업해 지난 2005년 부평구 우림라이온스밸리로 입주했다. 강 사장의 이 같은 경영철학이 빛을 발한 것은 이 때부터다.

사실 강 사장 역시 전에는 일일이 지시하고 감독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랬던 그는 중소제조업의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핵심인지라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직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경영방식을 도입했다. 결과는 성공으로 이어졌다.

동양테크놀로지는 냉방, 냉온, 가습, 제습, 청정의 기능을 갖춘 항온ㆍ항습기를 생산한다. 국내에는 15개 정도의 경쟁사가 있다. 이들이 생산하는 항온ㆍ항습기는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동양테크놀로지는 이 기기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완전 광살균시스템을 적용했다. 공기 중 미세먼지와 세균, 발암물질을 제거해준다.

직원들의 창의성이 낳은 또 하나의 핵심기술은 경보시스템이다. 문서고나 전산실에 설치돼 있는 항온ㆍ항습기에 GPS기술을 도입, 화재 위험 등의 징후가 보일 경우 신고 없이 이를 곧바로 해당 소방서에 알려준다. 동양테크놀로지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는 이 두 가지 시스템이 적용된다.

하지만 인천 유일의 조달청 3자 단가 계약업체이기도 한 동양테크놀로지 역시 최근 가파르게 치솟은 원자재가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동을 많이 써야 하는 탓에 치솟은 동값은 고스란히 생산단가 압박으로 이어져 제품 당 마진이 줄어들었다. 수출 중소기업에게 환율상승과 원자재가 상승은 치명적이다.

강신범 사장은 “원자재가격이 제품단가에서 50%이상을 차지하면 어렵다. 하지만 지금은 70%를 육박한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에서 먼저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반영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우리뿐 아니라, 모든 공조업계가 절박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창업 10년을 맞이하고 있는 강 사장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창업에서부터 지금까지 동고동락한 직원들을 위해 모든 주식을 내주기로 했다. 자신은 월급 받는 사장이 되겠다는 1차 단계라고 한다. 동양테크놀로지의 노동자와 강신범 사장이 활발한 경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조치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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