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홀 틈타 번져가는 토끼풀

▲ 부평공원 잔디밭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토끼풀 군락. 부평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잔디밭을 거닐고 있다. 뒤로 보이는 하얀 군락들도 모두 토끼풀이다.

부평공원 잔디밭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관리 소홀을 틈타 번져가는 토끼풀 때문에 잔디가 번식하지 못하고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

현재 부평공원에 가면 공원이 아닌 목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토끼풀이 엄청난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토끼풀 개화시기가 지금이라 하얗게 만발한 토끼풀 꽃이 부평공원을 가득 메우고 있다.

부평공원에 자주 들른다는 산곡3동 오아무개(57)씨는 “하얀 꽃과 함께 토끼풀이 지천에 깔려있어 일부러 심어 놓은 것으로 알았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토끼풀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다른 곳도 아닌 잔디밭 공원이 토끼풀로 사라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토끼풀은 토종식물이 아닌 귀화식물이다. 원산지가 유럽인 토끼풀은 말이나 소 등 가축의 먹이로 쓰인다.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 개항과 더불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토끼풀이 해로운 식물은 아니나, 워낙 번식력이 강해 번식하기 시작하면 다른 식물이 자리를 잡지 못한다.

민속식물연구소 송홍선(48) 박사는 “잔디밭 조성 이후 가장 먼저 들어오는 식물이 바로 토끼풀이다. 토끼풀은 주로 사람에 의해 번식되는데, 신발 밑창 같은 곳에 묻어서 여기저기로 번진다. 잔디가 경쟁력이 생겨 안착이 될 때까지는 꾸준히 관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토끼풀이 번식할 수 있었던 것은 관리소홀 탓이다. 원래대로 하면 풀이 나기 시작하는 3월경 예초(풀베기)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공원관리를 맡고 있던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은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제때에 예초작업을 하지 못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토끼풀은 잔디밭 곳곳으로 퍼져 대형 군락을 형성한 것이다.

부평공원 조경과 수목 등에 관한 관리업무는 지난 5월 1일자로 인천시동부공원사업소로 이관됐다.
동부공원사업소 관계자는 “제때에 예초작업을 하지 못해 일이 더 커졌다. 급하게 인력을 투입해 예초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베어낸 뒤에는 토끼풀 억제 약을 뿌려 토끼풀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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