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을 자연형하천으로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다. 올 10월이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깨끗한 물이 흐르는 하천을 거닐며 자연과 함께 호흡할 날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갈산동 인근 아파트 값이 오른다는 얘기도 있다. 하천 하나로 그만큼 살기 좋아진다는 것이다.

하천이 그 도시의 경쟁력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하천 복원의 이로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바람 길인 하천에 깨끗한 물이 흐르면 뜨거운 대기를 식혀줘 심화되고 있는 부평 도심의 열섬화현상을 완화해준다.

이제는 굴포천 본류의 상류와 지류들을 살펴볼 때다. 한마디로 하천을 뒤덮은 시멘트와 아스콘을 뜯어내 자연 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나 하천 전문가들에 따르면, 복개된 하천 속은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미 죽은 토양과 썩은 물의 범벅이다. 복개 구간을 통과한 물의 오염도는 4배 이상 높아진다.

대부분 복개된 굴포천의 상류와 지류를 서둘러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미복개구간 인근 주민들이 악취와 해충 등으로 십수년 동안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니 차라리 뒤덮어달라는 요구가 높다. 그동안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행정기관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당장 코앞에서 악취와 해충만은 사라지게 해 달라는 절규다. 이들 역시 복개는 눈앞을 가릴 뿐, 수질오염과 악취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삶의 질을 생각하고 후세를 생각할 때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이 최선임을 왜 모르겠는가.

복원계획 수립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또 있다. 머지않아 부평은 미군기지의 활용, 도시재개발 등으로 요동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도시환경 정비예정구역으로 고시된 토지 면적이 부평구 전체 대지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도시의 변화를 넘어 새로운 창조가 가능한 시기다.

이 기회에 굴포천 복원계획을 연계해야 한다. 부평미군기지 안에 굴포천 지류인 산곡천의 복개구간이 있고, 부평2동 인천가족공원 산에서 흐르기 시작한 굴포천 본류가 부평3동 재개발 정비예정구역을 지나 부평공원과 미군기지 사이를 흐르고 있다. 미군기지에 시민공원 조성이 끝난 후, 재개발이 완료된 후 하천 복원은 더욱 요원해진다. 경제성을 따져봐도 지금이야말로 하천 복원계획을 수립해 연계, 추진해야 할 적기다.

물론, 하천 복원을 추진할 경우 파생되는 문제점은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복개 도로나 주차장이 없어지는 것도, 예산 확보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이고 의지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부평의 변화를 앞둔 지금이 적기라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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