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우리 모두가 그리도 애타게 기다리던 혜진이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동시에 그 소식을 들은 전국의 부모들은 한편으로는 매우 애석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동시에 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만은, 더 낮아져야 할 범죄율이 갈수록 더 높아지고 그 방법도 잔인해지고 있으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형국이다. 등교길에 혹여나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집에 오는 길에, 학원을 오가는 길에 혹시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가슴을 부여잡고 아이의 손을 꼭 잡아야 하는 부모들의 심정. 직장을 다니는 엄마는 죄책감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매일 고민하고 걱정해야 하는 심정. 이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라는 것이 슬프고 불편하다.

최근에 서울시의회가 학원의 심야교습을 허용하는 조례안을 상정하기로 했다는데, 우리 아이들을 맘놓고 밖에 내놓지 못하는 사회에 학원까지 24시간 운영을 허가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정말, 진심으로 바라기는, 학원 운영시간 연장 운운하기 전에 아이들이, 우리의 자녀들이 걱정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대책과 방안을 먼저 고민하고 내놓기를 바란다. 우리 부모들이 왜 아이를 키우면서 하루하루 걱정에 떨며 지내야 하는지 그 근본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

이선희(갈산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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