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⑤ 구본철 예비후보]"공심위 공천 전체적으로 합리적이라고 판단"
이갑영 교수, "한나라당 정책 불분명하고, 지역주의 정당"

18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이 공천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7일 5차 공천 내정자를 발표했으나,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당협 위원장들과 후보자들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특히 인천지역 이원복 현역 의원 등은 무소속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혀 후폭풍도 예상된다. 통합민주당 또한 개혁공천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인물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평신문>이 마련한 취중토크에 5번째로 초대된 예비후보는 부평<을> 선거구의 한나라당 구본철 후보다.
구 후보는 오랜 동안 국비 유학을 통해 선진 IT 기술을 배우고, 케이티(KT)에서 근무한 아이티(IT)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함께 공천을 신청한 진영광 부평<을> 당협 위원장과 천명수 전 부시장의 경쟁이 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공천을 받았다.

구 예비후보를 10일 오후 7시 청천동 소재 ‘영포차’라는 술집에서 이진우 전 시의원과 함께 만났다. 이 전 시의원은 구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이날 취중토크는 저녁 식사를 곁들여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이날 취중토크에는 시립인천대학교 교수이자 인천학연구원 원장인 이갑영 교수가 함께 해줬다. 이 교수는 한나라당의 정책 이념이 뚜렷하지 않은 점과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신봉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과 함께, 구 후보의 정책적 비전에 대해 여러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취중토크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참석자의 발언을 가급적 가감 없이 내보낸다.


▲ 5번째 취중토크의 주인공은 한나라당 부평<을> 구본철 예비후보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만송 취재부장, 이갑영 시립인천대학교 교수, 구본철 예비후보, 이진우 전 시의원, 삼산동 주민.

구본철, “난 보수주의자, 발전하는 과학기술 제도적 뒷받침 하고 싶다”
이갑영, "한나라당 정책 불분명하고, 지역주의 정당이다"

한만송 취재부장 : 먼저 공천이 확정된 걸 축하한다. 제 예상에서 빗나갔다. 부자내각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음에도 불구, 한나라당이 이런 추세라면 200석까지 넘을 것 같아 걱정이다.
이갑영 시립인천대학교 교수 : 여당 내에서도 야당이 있기 때문에 큰 걱정 안 될 것 같다. 우리나라 정당이 어차피 향우회 수준이라(하!하!), 구 후보는 원래 정치에 관심 있었나?

구본철 예비후보 : 처음부터 (정치)뜻이 있진 않았다. 2년 전부터 고민해서 실천했다. 나이들며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최용규 현역 의원을 조금 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 분과 상대할만 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준비했다. 그 사람(최용규)의 3선은 지역 정서상, 지역 발전상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현재 국회의원 중 과학기술과 관련해 전문적 지식을 갖춘 사람이 전무해 공무원들이 작성해준 질문지 보고 질문하는 수준이다. 그러니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을 못 해주는 것 같아 정치에 뛰어 들었다.

변화하는 디지털 시장에 맞게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고 방송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을 발전적으로 통합하는 방송통신융합법 도입 논의가 되는 것처럼 제도가 현실을 못 쫓아간다. 국가 기반 산업이 멍든다. 미국 텍사스에 한국 자동차 공장이 들어가니 한국학이 들어갔다. 이제는 기술 분야를 체계적이고 거시적인 (정책)입안 과정에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았다. 또 하나는 정치인이 자기 지역구에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물론 국회의원은 전국구이지만. 공무원 사회 자체가 능동적인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끌고 압력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정치권 밖에 없다. 제대로 하면 괜찮은 직업이라고 본다. 그래서 정치에 입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 TV에 국회의원들 보면 얼굴에 기름끼가 좋아 보인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매우 힘든 일정이 많고, 낯선 사람에게 악수해야 하고 유권자에게 표 달라고 일일이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대단히 힘들어 보이는 직업 같은데?

▲ 구본철 예비후보

구 : 삼산동 온 것이 3년 넘었다. 친구에게 3년 전에 정치 입문 컨설팅을 받았다. 어떻게 정치권 진입이 가능한지 말이다.
이 : 사회과학한 사람(이갑용 교수 본인)은 가끔 '구라(거짓말)'도 하는데? 이공학 정공하신 분이 정치활동 어렵지 않나?
구 : 이공학 해서 표현에 군더더기가 없는 거 같다. 앞으로 많이 부딪칠 것 같아 걱정이다. 비공인으로 확인해 보니 내가 다른 선배(진영광ㆍ천명수 후보 - 제물포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보다 (지지도가) 약 6%정도 앞섰다. 참신성, 도덕성에서 세 사람이 10%로 미만에서 경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 부평에서 한나라당 공천이면 당선되는 분위기다. 공천 받은 것은 대단한 것인데, 본인의 장점이 뭐라 생각하나?
구 : 거기다 진 위원장을 이겼으니. ‘사람 느낌이 괜찮네’라는 느낌을 받은 것을 느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이쪽 분야에 대한 티오(할당)로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두 후보나 나머지 후보와 비교해서, 신선함이 강조됐던 것 같다.
이 : 지난 대선에서는 무엇을 했는가? 어느 쪽에 줄 섰나?
: 경선 땐 박근혜 쪽에 참여했다. 대선에서는 이명박 캠프 첨단산업 본부장을 맡았다.
이 : 참 단백하네요. 분위기 안 좋으면 했으면서도 안 했다고 하는데.
구 : 경선과정의 일이었고, 지금은 무엇이 필요하냐가 중요하다. 편 가르기는 안 된다. 대선 당내 경선 때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이 :
미국에서 94년 전자공학 학위를 취득했으면 (대학)학교로 갈 기회 많았을 것 같은데, 왜 대학 강단에 서지 않았나?
구 : 국가 돈으로 갔기 때문(국비 유학생)에 귀국 후 KT에 복귀했다. 94년까지 민영화 전이라.
이 : 재산 없나요. 없으면 힘든데.
구 : 돈 없는 정치 해보고 싶다.
이 : 삼산동 오기 전에 서울에 살았었나.
구 : 인천을 떠나 본 적이 없다.
이진우 전 시의원: 부평<을>에 위장 전입 많이 했지.

이 :
정치를 하려면 당도 여러 곳인데, 당을 선정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왜 한나라당을 선택했나?
구 : 그래서 박근혜, 이명박, 정동영 성향을 체크해 보았다. 내가 해보니 내가 극보수로 나왔다.
한 : 무슨 체크이기에 극보수로 나왔나.
구 : 전작권(전시작전통수권), 한미FTA, 노동문제 등에서 체크해 보니 보수적 시각이 강했다. 그래서 한나라당을 선택했다.
이 : 그런 문제는 노무현 정부도 비슷했다고 본다. 전작권ㆍ노동ㆍ한미FTA 문제 등은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정책적 차이 없어 보인다. 노무현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출발했으나, 기만했던 것 같다. 한나라당도 정당으로 가치가 있는(존립할 수 있는) 정당인지 솔직히 의문이다. 5, 6공 출신들과 영남을 기반으로 한 지역주의 정당이다. 이념적으로 뭉친 정당은 더욱 아니다. 미국에서 7, 8년 공학이지만 공부하신 분이 정책적으로 모호한 정당에 참여한 것은 문제 아닌가?
구 : 기본 방향에 부합했다. 구성원은 모르겠지만.

구, "비정규직 공동체적 관점 필요, 현실적 해결책 부재"
이, "비정규직 존치시키면서 국민섬기겠다는 다 '구라'다"

이 :
극우라고 했는데,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이 부평구청역 CCTV 철탑 위에서 고공 시위를 하는 거 매일 보는데 어떠냐.
구 : 그런 면은 이념적인 잣대가 아니라, 공동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협약 차원에서 말하는데,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상호배려로 바라볼 수 있다. 누가 정치를 하더라도 단기간에 풀기는 어려울 거 같다. 현재 뜨거운 감자다. 지금까지 기업인들에 대한 존경심에서 이어오다가 노동자 편으로 추가 이동하는 분위기인데, 기업인의 의욕이 약간은 상실됐던 것 같다. 기업인에게 추가 이동했다가 다시 와야 하지 않을까 본다.
한 :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사회 양극화 해결과 내수시장 촉진, 사회적 불평등 해소 등 여러 측면에서 해결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구 : 비정규직 문제는 사회안정망과 연계된 것이지만, 국가 역량이 커지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 : 이명박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을 섬기겠다"는 것은 모두 구라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사회적 약자 문제와 함께 사회 양극화 해소에는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물론 일거에 해결이 어려운 거 안다. 비정규직 줄어들려면 장사를 하든가, 임금 노동을 강하게 해서 개인소득을 얻어야 한다.하지만 초기 자본 규모가 너무 커서 장사도 쉽게 못하고, 대형마트로 인해 구멍가게도 다 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임금을 받는 사람을 섬기겠다는 것인지, 임금을 주는 사람을 섬기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부평에는 노동자, 서민 많다. 이 문제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한 : 기업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잘 알 것으로 보인다.
구 :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해 저희 KT같은 경우는 과거에는 1, 2천명 뽑았다. 최근에는 100, 200명 정도 뽑는다. SKY(서울대 고대 연대) 뿐 아니라, 미국 MIT 등에서만 가려 뽑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순위는 고용창출이다. 고용창출을 많이 하는 기업인이 애국자라고 본다. 공장을 짓거나 새로운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만들면, 무공훈장을 주든 해야 한다. 사회적 분위기를 몰아가야 한다고 본다. 적어도 국내 기업이나 공공기업은 조금 고용창출 측면에서 기업 경영을 평가해야 하지 않나 본다.

▲ 이갑영 시립인천대학교 교수.

: 이명박 정부는 공직사회를 비롯한 공기업 몸통 줄이기에 착수해 공공기업 일자리 창출도 어려울 것 같은데?
: 현재 공기업의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민영화해야 한다. 
: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많아 일을 많이 할 것 같은데, 현재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본다. 고용창출은 제조업이 강해야 되는데, 한국 산업구조가 바뀌어 금융과 서비스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개편됐다. 고용창출의 문제는 이명박 정부뿐 아니라, 국가적 과제다. 산업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많은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역할이 많을 것 같다.

: 제가 전공한 IT, 서비스 분야 등에서 보면 순수 4만 명, 관련 포함하면 5만 명 정도다. IT분야에서 삼성, LG 포함하면 엄청나다. 사실은 기관의 역할이나, CEO의 경영 방향에 따라 국내 산업의 부침이 많을 것 같다. 소프트웨어도 국내 아이디어 인정을 안 한다. 줄 수를 따진다. 질보다는 양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 좋은 아이디어가 평가를 못 받는다. 그래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붕괴되고 있다.
: 여의도 가서 그런 분야 일을 많이 해라. (구 후보)기존 정치인에 대한 인식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여의도 가면 기존 정치인으로 변할까 걱정된다.
: 선배들이 초선이라고 객기 부리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했고, 지역의 아주머니 유권자와도 싸우지 말란다.
: 주량은 얼마나 되나?
: 소주 3잔이다.

: 정치를 입문할 때가 노무현 극성일 때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게 정치의 기본인데, 국민이 속병으로 고생했다. 대부분 국민 편안하지 못 한 것 같다. 편안한 정부로 교체한 것 같다.
: 노무현 대통령이 연설할 때 보면 대통령이 저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노 대통령 5년을 사람이 잊어버리게 되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한 달 만에 뚜껑 열리게 한다. (내각 구성)찬성, 반대를 떠나서 장관을 임명하는 데 교수가 논문을 3탕 했으면 양아치다. 솔직히 땅을 사랑했다고 하면 인간적이다. (하하하!!) 논문을 3탕하는 것에 대해서 아니라고 하면 한나라당이 뭐라고 생각하나?

이진우 : 정권이 바뀌면서 안기부 등의 뒷조사가 부족했다. 인사 시스템 부족이다.
: 5년 내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것이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정체성이 아닌가. 재산을 많이 가진 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죄는 아니다. 땅을 사랑한 아주머니나, 오피스텔을 가진 아주머니나, 인간적인 면에서 실망이지만, 한나라당을 미워하는 것은 대부분이 양지에서만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부시가 월남전 당시 뭐했냐가 쟁점이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그런 면에서 고민해 봐야 하지 않냐. 공동체에서 어려울 때 희생한 사람들은 대중 앞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 (교수님)학번이?
: 74학번이오.
: 형님이네요. 전 77학번입니다.
: 하루에 몇 시간 자나?
: 요즘은 3, 4시간 자고 있다.
: 엄청난 일이다. 상상이 안 간다. 성격이 맞아야 할 것 같다. 박근혜씨가 악수하느라 손이 부었다는 것이 이해된다.
: 악수를 억세게 하는 분들이 있어 아프다.

: IT전문가라 하던데,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가 없어 실망이다. 젊은 층과 어떻게 소통하나, 실망이다.
: 있지만 운영하지 않는다. IT 전문가면 40대 이상이면 퇴물이다. 경륜을 통해 젊은 세대를 키워주는 것이 정치다.

: 교육문제 대안 있나? 손학규씨는 경기도지사 시절 조그만 시에 외고 하나씩 뿌려 놓았다. 외고가 대안은 아니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조금이나마 외고에 희망을 거는데, 부평에서 서울로 이사 가는 형국이다. 교육문제 해결 대안은?
: 평생살고 싶은 부평을 만들고 싶다. 우리 자녀들도. 그렇게 하려면 몇 가지가 해결돼야 하는데, 먼저 교육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전교에서 1, 2등 하는데 외고를 못 갈 정도로 부평 교육 수준이 낮다.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냐 하면 단기적으로 선생님 수준을 높이는 것인데, 선생님 대우를 잘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고장, 내 고향에 대한 애향심이 일어야 하고, 교육청이나 구청 등에서 단기 프로젝트를 만들어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 교사들에 대한 대우도 높여야 한다. 그리고 평가해서 재계약 등을 해서 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지역유지 등에도 뜻 있는 사람 많다. 그런 고민 많은 유지가 있다. 그런 유지들의 투자를 받아 교육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동기 부여가 중요하고, 여건이 필요하다. 그런 거 한번 해보고 싶다.

: 교육여건이 좋으면 사람이 몰린다. 교육위원장 하신 분이 지역인데(황우여), 연수구는 교육적인 분위가 잡힌다. 도서관도 생기고, 동기 부여 측면에서. 구청장이 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국회의원만 할 수 있다고 본다.
: 인천시 행정 방향에서 비판만이 아니라,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시장과 이야기해서 중장기 비전을 구청장과 협의해 적정한 예산 배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인천시의 전시행정 예산을 줄이고, 인천 중심의 변두리에 투자를 이끌어 내는 과정으로 하고 싶다. 며칠 전 갈산동 주민들이 우리 아파트 값이 안 오른다고 하소연 하더라. 부평만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구, "부평 독립시 전형적인 포풀리즘"

한 : 부평 독립시 어떻게 보는가?
구 : 전형적인 ‘포플리즘’(인기영합주의 또는 대중영합주의)이다. 아무리 이슈 선점이 중요해도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적어도 새 정치를 지향하는 관점이라면, 구태의연한 정치 형태다.
한 : 참여정부에서 우리나라 행정체계를 현행 24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010년부터 광역시 40∼70곳으로 전면 개편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부평토박이들 사이에서 부평 독립시 주장이 예전부터 나왔다.

▲ 구본철 예비후보

한 : 참, 술집 벽에 <본철이를 응원하는 팬들>, <2008년 4월 구본철님의 해, 당선을 기원합니다>등 낙서가 있던데?
이진우 : 짧은 기간에 지지자가 늘어났다. 나도 놀랐다.

이 :
이제 공인으로 노출돼 힘들 것 같은데?
구 :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은 정치적인 행동이다. 머리를 자르면 결심하려하나 하는 질문을 받고. 정치인의 모든 것은 정치적 행위라고 본다. 어떤 정치인이기를 바라느냐에 대한 답으로 인격의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살아온 자체가 진실이다. 있는 대로 평가받을 것이다. 실패한 정권에서 나온 구성요소들은 재평가받아야 한다.

한 : 예전에는 운동화를 신고 선거운동을 하던데, 오늘 보니 운동화를 안 신었다. 공천 받았다고 벌써 변한 것인가?
구 : 다닐 때는 계속 신는다. 돌아다니다 보면 발이 금방 까진다.

이 : 젊어서 지역에서 기대가 클 것 같다. 제가 아는 제물포고 동문에게 물어봤는데, 정말 과묵하게 공부만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 인천에서 큰 인물이 안 나온다. 도시 규모가 비슷해서 그런지 대구와 많이 비교되는데, 대구에는 큰 정치인이 많아서 그런지, 지하철 공사 하나를 해도 예산을 많이 따 간다. 인천이 중앙정치에서 힘을 발휘하는 정치인이 없다. 안상수 시장도 중앙에서 안 통하는 거 같다. 인천에 왜 큰 정치인이 없는지?
구 : 황우여 의원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타당성 있다고 생각했다.
한 : 향토세력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닌가?
구 : 중앙에서 봤을 때 득표한 것을 100으로 보면, 인천은 30~4%만 득표하고 대구는 70~80% 득표해서 그런 것 같다.
이 : 선출직 입장에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진우 : 여야가 따로 모이는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천을 위해 여야 없이 모였으면, 주력을 삼아야 할 것 같다.
구 : 홍영표 후보에게 누가 되던 부평발전을 위해서 연대를 갖자고 제안했다.
한 : 여야를 떠나서 다 모이자는 것은 새로운 제안 같다.

한 : 재개발 재건축이 우후죽순으로 추진되고 있다. 부평의 과밀화도 심각하다. 물론 시장이나 구청장의 권한이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부평구 도시재생이 어떻게 추진돼야 한다고 보나?
이 : 산업구조가 바뀌면 생활모습도 달라지는데, 생활이 조금 여유가 있으면 녹지공간이 많은 곳을 찾는데,인천은 주거형태가 깝깝한 곳이다. 갈산, 삼산동은 더욱 심하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답답하다. 재개발 전문가가 되어야 겠네요?
구 : 재개발 전문가라서 전수를 좀 받아야 한다. 이진우씨한테 받아야 한다. 사실은 고민은 많이 하는데 산곡동 재개발 지역, 부개 몇 몇 구역은 규모가 2만5천에서 3만평 정도 되는데...고민은 많다. 재개발 주체가 없고 너무 복잡하다.
이진우 : 4~5년 뒤 인천시가 300만이 된다고 한다. 이제 와서 얘기지만 일제 시대에 진 건물이 많다. 갈산동 청천동 등 1동인 동네는 40년이 넘는 데가 많다. 노무현이 들어서서 난개발 방지를 한다고 해서 큰 밑그림을 그렸는데 너나 할 것 없이 개발을 하게 됐다. 전문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불법으로 정비업체를 끼고 추진위원장이 월급을 받고 있다. 인천 전 지역이 시끄러워지고 있다.
한 : 지금처럼 하면 나중에 감당이 안 된다.
이진우 : 인천시 예산을 전부 송도에 쏟아 넣고 있다. 부평이 고향이지만 여기를 외롭고 쓸쓸하게 만들고 있다.
구 : 예로 하나 들어서 산곡1동 재개발 지역에 대해 들여다보면 가게 하는 사람들이 가게를 놓고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다. 그게 있으면 유지는 되는데 문을 닫고서는 최소 3년간(이전 시기) 어떻게 할 대책이 없다. 온 지역 자체가 재래시장이 돼서 움직이는데 그러다 보니 그런 누구가 나서서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재개발이 일부분 수요가 있는 지역은 민간개발뿐 아니라 공영개발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복합적인 문제가 있으니 공영주도의 개발이더라도 민간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줄 수 있는 방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한 : 국회에 입성하면 무슨 상임위에서 활동하고 싶나?
구 : 상임위는 다 하고 싶다. 산자위와 교육위를 한번 하고 싶다.
한 : 자녀는 어떻게 되나?
구 : 대학원 다니는 딸과 군대에 있는 아들이 있다.
한 : 군대 이야기 나왔으니, 병역은?
구 : 소집해제다. 4대 독자라 그 당시 6개월 소집해제다. 그래도 훈련은 다 받았다.

▲ 이갑영 시립인천대학교 교수

한 : 그럼 아드님이 5대 독자?
이 : 자녀들 하고의 관계는 좋나?
구 : 기독교 집안으로 가족은 화목하다. 
이 : 아이들 하고는 친구 같은 관계다. 어렸을 때 많이 때렸다. 지금도 얻어맞은 얘기밖에 안 한다.
: 아버지 따라 공학하는 사람은 없나?
구 : 아들은 사업에 관심이 있으나, 정치에는 관심 없다고 한다.

구, "공심위 전체적으로 합리적이었다"

한 : 인천 현역 의원 중 이원복씨가 공천에서 떨어지는 등 논란이 심각하다. 진영광 위원장은 공과를 떠나 대선 승리 당시 지구당을 책임지고 선거를 책임졌는데, MB 계열에서 친박 측이 강하게 항의해 지역 안배를 고려, 수도권에서 컨트롤하기 쉬운 곳에서 공천을 준 것 같은데? 구 후보가 어떤 상품성이 있기에 공천을 받았다고 보는가?

구 : 완전 독립적으로 (공천심사위원회가) 운영됐다고 판단한다. 대부분 공심위 안에서 객관적으로 자료를 갖고 투표 통해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심위의 판단을 기다렸다. 컨설팅한 사람도 공심위의 판단을 믿으라고 했다. 이번에는 누구의 압력이나 줄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한 : 공심위의 판단을 믿는다는 것은 IT 전문가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구 : 짧은 시간이지만 공심위에서 신선하게 판단했다고 생각한다. 기성 정치인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보지 않았나, 나를 보고 진(영광)을 붙여보고 천(명수)을 붙여보고 해서 비교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친이’, ‘친박’ 논리는 아니다.

한 : 공천의 파열이 있는데, 공심위가 객관적이라고 보는가?
구 : 전체적으로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상황에 따라 선택이긴 하지만...
이진우 : 인천에 2군데 문제가 있기는 하지?
한 : 민주당의 공천이 기존의 정치보다 혁명적일 것 같다. 몇 배는 심하게 할 것 같다. 한국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은데?

이 :
한나라당을 봤을 때는 주력군이 바뀌는 것 같다. 5, 6공 출신이 한 발 물러나고 구 후보 같은 사람이 앞서는 게 실용적인 것 같다. 야당이나 시민사회의 지적도 이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구 후보도 전문적인 영역에서 활동을 했으니, 산업화 세력도 설득력 있게 와 닿을 것이다. 이상득, 이재오를 탈락시키는 것이 맞다고 본다. 한나라당의 변화가 느껴진다. 그런면에서 지역에서 기대가 많을 것 같다.
한 : 방통위원장 내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기사 쓴 것에 대해 탄압을 하더라. 반대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내치면 안 된다. 5공도 아닌데 기자실 개방 얘기하지만, 실제는 아닌 것 같다. 이명박 중심의 언론으로 재편하는 것 아닌가?

구 : 그(최시중)분이 바라보는 미래 미디어에 대한 방향이 이명박 대통령과 동일하다고 생각 안 한다. 방통위원장 문제는 이해자에 대한 리더십이다.
한 : 방통위원장 권한이 막강해졌다. MBC 민영화 등. 특정인에게 권력으로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방송의 공익성이 훼손될 수 있을 것 같은 우려가 든다.
기반 산업이 5~6년 표류하는 동안 누가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거는 리더십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미디어 수준이나 정책 개발이 후진국 수준이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잘 모르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봤을 때는 CEO가 필요한 것 같다.

한 : <내 모자가 내가 쓴다>가 생활신조인데, 무슨 뜻인가?
구 : 내 삶은 내가 개척한다는 뜻이다.
: 책 모으는 것이 취미라고 했는데, 얼마나 모았나? 애정 가는 책은?
: 한 2천권 정도 모았다. 전문서적은 별로 없다. 경영전략 쪽에 관심 있다. 인문계통 쪽은 아무리 노력해도 키워지지 않는다.
한 : 내가 안 되면 누가 되면 좋겠나?
구 : 모르겠다.
한 : 지금까지 취중토크에 나온 모든 후보와 같은 답이네. 조직력도 약한데, 공천 탈락자를 어떻게 끌어 안고 가냐가 과제 같다.
구 : 8년 동안 부평<을> 한나라당 조직은 와해되어 있었다. 새롭게 세우는 것이 과제라고 본다. 내가 늦게 와서 (공천) 여론조사에서 이겼다. 그것은 조직이 있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언더그라운드 조직이 있다. 이제는 드러내 놓고 조직을 세력화 할 것이다. 빙산의 일각처럼 아무 조직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나라당에서 옹립하기 위한 내부 움직임이 있다. 누군가 와서 촉매제 역할만 하면 한나라당 세력이 기존 야권(민주당) 보다 파워플할 것이다.

한 : 여하튼 기존 후보들의 조직을 품는 것이 정치적 과제로 보인다.
구 : 예선이 본선 경쟁 같아 각 후보들이 올인한 것 같다. 이로 인해 시간을 가져야 한다.
: 구 후보 약력을 보니 미국 해리티지 재단 집행위원으로 돼 있는데 맞나?
구 : 2007년 1월부터 1년 동안 맴버십 커뮤니티 집행위원으로 연구 자료를 받거나, 의견을 제안하는 역할을 했다. 정확히 말해 맴버십 커뮤니티 집행위원이다.

한 : 서울 지하철 7호선을 서구를 거쳐 청라까지 연장하는 요구가 높다.
구 :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알고 있다. 중앙정부, 인천시와 협력해 주민들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 : 산곡동에 소재한 야전공병대와 6보급창이 중ㆍ장기적으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부평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부지를 공공성 있게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입장은?
: 구도심 지역이 부평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고, 재개발 등으로 인해 폭주하는 인구에 맞춰 공공성 있는 부지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 구본철 예비후보와 이갑영 교수

#에필로그
이날 취중토크는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끝이 났다. 구 후보의 일부 지지자들이 옆 테이블에 앉아 토크가 진행되는 동안 무언의 지지를 보냈다.
취중토크 패널로 참가한 이갑영 교수는 "사회과학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한나라당에게 할 말이 많았는데, 끝나고 보니 전문 영역을 가진 분을 패널로 부르는 게 나았을 것 같다"면서, "눈높이가 맞지 않아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교수는 "정치는 이념의 문제로, 정치인에게 이념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오늘은 이념 논쟁을 한번 해보고 싶어 참여했는데, (IT전문가와 사회과학 분야 교수) 눈높이가 맞지 않아 조금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며, "유권자를 위해서는 (취중토크가) 신선한 시도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구 후보도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보완도 많이 됐고 신선했다"며, 선거 후 이런 자리를 꼭 다시 갖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술값은 5만 3000원으로, 지금까지 취중토크 중에서 가장 적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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