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서랍을 꺼내 정리하다가 아주 오래 전에 썼던 ‘삐삐’를 발견했다.

문득 10년도 훨씬 전에 ‘삐삐’로 사람들과 소통하던 때가 떠올랐다. 전화번호가 삐삐의 창에 뜨면 ‘누굴까?’ 하며 얼마나 기대되고 궁금했던지, 도착한 번호에 전화를 걸기 위해 공중전화를 찾아 참 많이 걷기도 했다.

지금의 남편과 연애할 때는 늦은 밤 문학소녀가 돼서는 시를 낭송해 삐삐에 녹음해 보내기도 했는데….
삐삐는 나에게 여유와 설렘을 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다.

이선숙(산곡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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