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 ‘손과 손’


▲ ‘손과 손’ 장영순 이사장

일자리 구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지금, 사회의 편견으로 장애인 취업은 더욱 어렵기만 하다. 이러한 때에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는 중증 장애인들을 고용해 장애인들에게 직업을 갖게 하고 장애인의 꿈을 생산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핸인핸’이다.
핸인핸은 사회복지법인 ‘손과 손(이사장 장영순)’이 운영하고 있다.

만월산 터널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손과 손’은 장애인생활시설인 예림원과 교육기관인 예림학교 그리고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핸인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핸인핸’은 장애인직업재활이라는 말이 세상 사람들에게 낯설기만 하던 1986년 초 장애인 8명을 고용하며 처음 문을 열었다.
지금은 정신지체장애인과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등 장애인 72명을 고용해 칫솔·치간치솔 생산과 세탁사업으로 월 매출 1억원이 넘는 지역의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핸인핸에서 일하는 중증장애인들은 최저임금으로 정해진 70여만원 정도를 받는다. 임금을 받으면 기초생활수급자 등에서 제외돼 의료보험료 등을 직접 내야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 보듬어가며 자립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실제 5명이 결혼했고 24명이 여기서 일하며 발생한 소득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핸인핸이 이처럼 성장하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싱크대 호수·완구 조립·단순포장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었지만 그 때마다 사회적 장벽에 막혀 좌절의 아픔을 맛봐야 했으며 심지어 한 달 수입이 몇 십 만원을 넘지 못하는 때도 많았다. 더구나 손해를 보는 경우에는 더 이상 무엇을 생산해볼 의욕마저 상실하기도 했으니, 이러한 어려움 속에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장영순 이사장이 준비한 칫솔사업부의 발족은 핸인핸에게는 마지막 희망과도 같았다.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대기업 제품들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KS마크, ISO 9001 인증을 획득하고 인천시 품질우수제품으로 지정될 만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지난해에는 일본에 치과용 칫솔을 수출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유준식 상무는 “원자재는 대기업이나 우리나 같고, 생산 장비도 별 차이 없다”며 “브랜드의 인지도와 선호도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데, 품질에서 절대 안 뒤지며 오히려 더 저렴하다”고, 핸인핸에서 생산하는 제품 ‘클린32’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핸인핸에서 생산하는 칫솔과 치간칫솔 등은 자사 브랜드인 ‘클린32’ 외에도 GS스퀘어의 ‘함박웃음’, 까르푸의 ‘No.1’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으며, 전국 60여개 대형 도매업체를 통해 동네 슈퍼까지 유통되는 대표적인 국민 칫솔이다.
우선구매제도를 통한 공공기관 납품현황에 대해 묻자, 유 상무는 “현재 경찰청에 납품하고 있지만 우선구매제도 등을 통한 매출은 전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80∼90%는 일반 도매상을 통해 거래된다”며 “공공기관에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대한 우선구매를 늘려주면 그 만큼 장애인의 고용이 보장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핸인핸은 칫솔사업 외에 대형 숙박시설이나 찜질방 등에서 나오는 세탁물의 세탁을 대행하는 세탁사업부를 최근 발족하기도 했다.
더 많은 장애인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더 많은 장애인들이 이곳의 직업재활을 통해 사회의 한 성원으로 당당히 자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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