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우리동네 통장 [일신동 5통]

일신동 군부대 앞 도로 폭 확장·부개초교까지 도로 개설 중
주거환경 낙후, 인심만은 시골 동네

 

서울이나 부천에서 경인국도를 타고 인천으로 들어오는 관문, 일신동.
부천에서 부평으로 막 진입해 좌회전, 직진하면 산밑으로 군부대(육군 제3군수지원사령부)가 나온다. 이 군부대 정문을 바라보고 도로 오른편에 주택과 상가가 섞여 길쭉하게 늘어선 곳이 이 달에 찾아간 일신동 5통이다.
도로 건너편은 시온육아원과 부평구장애인센터가 자리 잡고 있는 일신동 6통과 7통. 군부대 앞 시내버스 12번 종점을 가운데 두고 세 통이 어우러져 있다.
군부대 앞 폭 15미터 도로를 30미터로 확장하는 동시에 길쭉한 모양의 5통 중간을 가르는 폭 20미터 공사가 한창이라 동네가 어수선하다. 아직 포장되지 않은 도로 양옆으로 잘려나간 가옥들이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5통에서 부개1동 부개초등학교까지 잇는 이 도로공사로 인해 많은 집이 헐렸고, 5통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둘로 나뉘어졌다. 

공사현장을 뒤로하고 5통의 입구라 할 수 있는 ‘부산슈퍼’에 다다르니 군부대 정문 옆, 군부대와 민가를 경계짓는 울타리 밑에서 몇몇 군인들과 함께 있던 5통 이애란 통장과 주민 조조익씨가 반갑게 맞이했다. 군인들과 함께 묘목을 손보던 모양새다.  
이곳 군부대 울타리 밑은 지난 12일 민·관·군 합동으로 식목행사가 벌어졌던 곳. 쓰레기 무단투기와 경작으로 지저분했던 곳에 목련, 진달래 등 구청이 기증한 관목수 270여 그루가 심어져 새롭게 변모됐다.
곧이어 이곳에 배수관을 매설할 계획이라 집중 호우 때마다 우려했던 침수걱정도 덜게됐고, 군부대 정문에서 500미터는 족히 될 일신성당까지 군부대 담을 따라 주민들을 위한 녹지공간도 조성된다. 
이애란 통장은 “5톤 트럭 4∼5대 분량이 나올 만큼 생활쓰레기 등 무단투기로 방치된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며 “군과 관의 도움으로 몇 년이나 묵은 때를 씻어낸 기분”이라고 좋아했다. 주민 조조익씨도 “군과 주민간의 협력이 잘되는 동네”라며 군부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대로변에서 동네 속으로 한발짝 들어서니 폭 1미터 정도의 골목길이 미로처럼 엉켜있다.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대문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등 단층 주택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모습이 뒤편으로 높다랗게 우두커니 서 있는 풍림아파트 단지와는 참 대조적이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주로 논과 밭이었던 이곳에 60년대 말에 군부대가 들어섰고, 당시 민가는 드문드문 존재했다. 그 후로 하나 둘 주택들이 들어서면서 지금은 논과 밭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됐고 간혹 자그마한 텃밭만이 눈에 띈다.
현재는 5통에 사는 세대수만 해도 200여 세대. 많은 사람들이 떠났고 들어왔고, 직업도 가지가지이지만 인심만큼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일신동에서 38년, 5통에서는 12년째 살고 있다는 조조익씨는 “부평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지만 경조사가 있으면 함께 팔 걷고 나서고, 동네 잔치가 있으면 어른들이 길가에 나와 담소를 나누고 흥겹게 노는 모습을 여전히 간직한 곳”이라며, 그동안 도난사고 한 번 없었다고 동네 자랑을 늘어놓았다.
어느새 다가왔는지 한 주민도 조씨를 거들었다. 지금은 조금 뜸해졌지만 인천에서 반상회가 최고로 잘 될 만큼 주민들이 잘 참여하고 화합이 잘 되던 동네라고.
동네 어느 집에 제사가 있으면 이웃을 불러모아 음식을 함께 나누고, 옛 추억이며 동네 일을 이야기하던 옛 시골모습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여느 동네와 마찬가지로 일신동 5통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다른 동네에 비해 모습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아직도 넉넉한 인심과 시골정취가 남아있고, 살아가는데 큰 불편은 없지만 이곳 주민들은 주거환경이 보다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살고 있다. 그만큼 이번 도로확장공사와 도로개설공사가 동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5통은 아니지만 바로 앞에 위치한 시온육아원과 부평구장애인센터도 교통편이 나아지는 등 활력을 찾을 수 있고, 구산동과 부개1동을 드나드는 데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 전망되고 있다. 
동네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 줄 이번 도로공사와 관련해 5통 주민들이 한가지 바람을 전했다. 동네로 들어서는 부산슈퍼 앞 둔 턱을 깎아 군부대 앞 도로와의 경사를 완만하게 해 달란다.

5통에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고, 통장을 맡은 지도 2년이 채 안 돼 동네에 대해서 아직은 잘 모른다는 이애란 통장은 “반장님들을 비롯해 오래 사셨던 분들이 동네 일에 적극 나서주고 많은 도움을 줘 고맙다”며 “옛 인심이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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