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2유형 <조력가> - 돌보고 양육하는 유형

사람을 좋아하고 무척 사교적인 ‘2’유형은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를 할 때 가장 의미 있게 느끼고,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고분고분한 편이었고 부모를 기쁘게 해주려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을 양보하고 남에게 베풀었을 때 인정받고 사랑받은 기억이 있다.

행동유형별 특성으로 볼 때 의존형에 속하는 이들은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해 주는가를 삶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칭찬과 지지를 잘 해주고 남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우면서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아쉬울 때 2유형의 사람들에게 쉽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2유형은 사랑이 많고, 남에게 도움을 주며 관대하고 사려 깊다. 가슴에서 나오는 사랑과 관심으로 타인을 이해하며 무한한 인내심을 가지고 격려할 줄 안다.  
그러나 자신의 욕구는 억압하고 남의 필요와 욕구에만 맞추려는 모습이 과하게 되면 자신을 잃고 살기가 쉽다. 자기가 남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끼면 불안해서 더 눈치를 보며 사랑받기 위해 환심을 사려고 애쓰고 아부와 입에 발린 칭찬을 하면서 어떻게든 다른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도록 만들기 위해 조종까지 하게 된다.

그래서 2유형의 많은 이들의 삶은 고단하다. 집안과 주변의 애경사 뿐 아니라 힘든 사람 위로해 주기 등으로 항상 바쁘고, 혼자 있을 때도 누구에게 전화를 하고 있거나 또는 편지나 선물 등을 준비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함으로써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행한 사랑과 헌신을 인정하지 않거나 자기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2유형은 실망과 분노로 굉장히 상처받고 그들을 맹렬하게 비난하게 된다. 이들은 헌신적으로 남을 돕고 아낌없이 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이유가 자신의 사랑에 대한 보답 즉 대가를 바라고 하는 헌신이라는 것에 대해서 강하게 부정한다.
“퇴근해서 돌아왔을 때 모든 식구가 나가서 ‘다녀 오셨어요. 힘들었지요’ 하며 인사를 하고 다리도 주물러 주고 요란스럽게 환영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서 회사에 못 다니겠다, 산으로 들어가야지’ 하는 별소리를 다 들어야 해요. 식구들이 마치 남편에게 얻어먹고 사는 느낌이 들어요” 2유형 남편을 둔 아내의 고백이다.

이렇게 자신은 식구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보답이 오지 않는다고 느낄 때 간접적으로 애정을 강요하거나 죄책감까지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어떤 면에서 보면 자신을 희생하면서 타인을 위해 산다는 교만이 2유형이 빠지는 함정일 것이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좋은 일이고 그것에 대한 보답을 원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고 부정하면서 삶의 초점을 타인의 바람에 둔다면 영원히 타인에게 의존하는 불행한 영혼이 될 것이다.

그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타인을 돕는 동기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자신들이 원했던 것처럼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도와줄 수 있는 진정한 조력가가 될 수 있다.

한국 에니어그램 지도자
천주교인천교구 부평노동사목(502-3006) 상담실장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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